광화문통의그할머니가다시나타나셨다.
못본지삼개월쯤됐다.
정부청사옆,3호선전철역환기구시설물옆에서
좌판을펴놓고장사를하시던할머니다.
그곳에서장사를하신지가얼마나된지는모르지만,
광화문을들락거리며한10여년은그할머니를본것같다.
비가오든,눈이오든항상그자리였다.
푸성귀,잡곡류,그리고간혹오이지,고구마줄기등반찬거리를팔고있었는데,
도심의한가운데,그것도오피스빌딩이즐비한그곳에과연누가
그것을사러올까하는의구심으로그앞을지나다니곤했다.
그할머니가어느날없어졌다.(4.14일본블로그에게재)
올4월쯤,그곳을지나는데문득익숙해진풍경,
그할머니가보이질않는것이다.
좌판이깔려있던자리는말끔히치워져있어,
어디쯤이할머니계시던곳인지짐작도잘안됐다.
멀리서보기에도연세가깊은할머니였다.
가무잡잡한얼골에백발이성성했다.
항상앉아계셔모르지만,허리도많이굽었을것이다.
나름,노환이나병환으로앓아누웠을것이라짐작했다.
물론돌아가셨을것이라는생각도없지않았다.
그리고시간이흘렀고,할머니와그할머니가계시던자리도차츰잊혀져갔다.
그런데오늘,그할머니을다시봤다.
북한산을가려고적선동정류장에내렸는데,
정류장바로앞에그할머니가앉아계셨다.
예전과같은모습이다.
주위에비닐주머니에든잡곡류와땅콩,작두콩,쌀과자등을
거느리고가운데에다소곳이앉아계셨다.
반가웠다.
얼골은여전히가무잡잡하신데,건강해보였다.
잠시자리에누웠다가훌훌털고일어난모습이랄까.
다가가인사라도드릴려는데,무슨일에골몰하고계셔서그만뒀다.
할머니의’가계’는이전전철역환기구시설물에서한100여미터쯤위,
그러니까사직공원가는도로변,약간후미진공터에자리잡고있었다.
앞으로도그할머니를자주뵙게되기를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