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의 옛 시절, 그 옛 노래

옛날이다.고등학교1학년때이니.

오동동선창가로내려가는하천변에있던태권도도장을기억하는지.

‘창무관’이라고,

주먹권법과수도권법으로구별되는태권도권법에서

주먹권법을주무기로하는도장이었다.

수도권법의도장은’청양관’으로,

당시중앙극장부근에있었고강성규와박진이그곳에다녔었지아마.

‘창무관’의관장은,이름은기억이나질않지만무술의경지가높았던분으로,

신사풍의상당히잘생긴분이었다.항상머리에뽀마드를바르고다니던게기억난다.

관장은도장에어쩌다한번씩나오고,대신사범이실질적으로도장을맡고있었다.

사범에대한기억은또렷하다.

이름이정명훈이라고,키가꺽다리처럼크고잘생긴분이었다.

대련하는모습을보면긴다리만들고있어도상대방이범접을못할정도로키가컸다.

이양반밑에서태권도를배우고익혔다.

이도장에내가들어가니까,노치군이가오고배철환이가왔다.

둘이이글을보면이의를제기할줄모르겠다.저들이먼저들어왔다할것이다.

우긴다면할수없다.아주오래전의일이니,따진다면별수가있겠는가.

그리고마산공고다니던김수용이,김명원이또’오리때기’로불렀던오머시기도있었다.

나보다먼저로는이진우가있었다.도장근처가집인진우는운동을아주잘했다.

정명훈사범은키큰사람이다그러듯,좀싱거웠다.

농담도잘하고,사근사근했다.그렇다고느슨하다는것은아니다.

운동할때에는누구보다추상같은자세로우리들을후렸다.

새벽바람맞으며3.15탑까지를돌며구보하던기억이새록새록하다.

이양반은노래도잘불렀다.

그당시,최고의가수가나훈아라는사실에이의를달친구들은없을것이다.

그때,한참인기를구가하던나훈아의노래는’미련도후회도없다’였다.

이노래를정명훈사범이구수하고서글프게잘불렀다.

우리들도배워서부르고있었는데,나이도그렇고세상물정아는것도그렇고,

정사범에비해서는풋나기에불과했을것이다.

어느날,도장에서’회식’이벌어졌다.그게무슨회식이었는지는모르겠는데,

아마도누가새로들어온다든가,

입단이나승급을하게되면과자부스러기좀갖다놓고축하해주는자리였을것이다.

그자리가유행가부르는자리는분명아니었다.

그런데,누군가(아마나로기억되는데)손을들고사범의그노래를신청한것이다.

얻어맞을각오를하고그랬을것이다.그정도로사범의그노래를듣고싶었던것이다.

그런데,사범은아무런나무람도없이우리들앞에다소곳하게섰다.

그리고는그노래를부르기시작했다.

"타고난사나이의순정의목숨…"

첫소절의’순정의’부분에서목소리를꺾어야한다.이노래는그래야제맛이다.

사범은이부분을기가차게잘꺾었다.나는침을골깍삼켜가면서맛있게들었다.

아마도따라부르기도했을것이다.사범은아마도2절도불렀을것이다.

언젠가치군이한테,

그사범에대한소식을물었더니아직도마산에서건강하게잘지내고있다고한다.

오늘우연히인터넷서핑을하다가이노래가보이길래들어보았다.

정명훈사범생각이나면서,옛날그시절이주마등처럼스쳐흘렀다.

미련도후회도없다/나훈아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