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를탔다.
맨끝자리가운데좌석을선호한다.
다른좌석에비해좀높은데다양쪽에팔걸이가있어편하다.
뒷좌석은모두비어있다.
가운데자리에앉았다.
한정거장갔을때,젊은남녀가탄다.
남자가먼저앞으로걸어오는데,눈가에잠기가가득하다.
아무렇게나풀어헤친머리칼하며,흡사어디서자다가나온모습이다.
뒤따라오는여자는단정한차림이다.둘이매치가잘안된다.
남자가내왼쪽으로가더니가장자리좌석에풀썩주저앉는다.
그폼새가얼마나강했던지,내좌석이튈정도다.
여자는바로내옆에앉았다.핸드백을하필이면팔걸이쪽에걸쳐놓는다.
안그래도더운여름날,가죽의감촉이오죽답답한것인가.
한번눈길을줘도그냥모른채자기모양새만다듬고있다.
남자의손이슬그머니오더니여자의손을잡는다.
그럴수있다.청춘남녀가버스안에서따분하게혼자나몰라라하고가느니,
손이라도꼭잡고가는게나을것이다.
그런데,그게아니다.이상한짓들을시작하고있었다.
남자의손이여자의가슴으로가더니옷을후비고있고,
여자는오른손을가로뻗쳐남자의목을더듬고있다.목불인견이다.
시선을고정하자.앞만바라보고가자.그러니제발소리만은내지말아달라.
한두어정거장더갔을까,어떤아가씨가타더니뒷좌석으로온다.
그리고는나의오른편에앉았다.얌전하게생긴아가씨다.
얌전하게생겼으면얌전하게갈것이다.그러나그게아니다.
갑자기신고있던샌달에서발을뺀다.
발구락에는희안한색갈의페티큐어가난무를하고있다.
처음엔왼발,그리고는오른발을빼더니돌아앉는다.
그리고는비스듬히곁으로기대면서양반자세를취한다.
다음엔어떤행동을할것인가,그짓이겠지.
휴대폰을꺼내든다.보니스마트폰이다.그것을들고는삼매경에빠져든다.
그러면서귀에꽂은이어폰음악에맞춰몸을흔들어대고…
흠칫한번흘겨보는것으로나는신경을끄기로했다.
신경을쓰지말자.시선고정,그리고청각도닫아버리자.
그러나그게어디쉽게될일인가.
한쪽옆에서는서로주물러대며난리고,
또한쪽옆에서는자기집안방에드러누운자세로몸을흔들어대고.
결국내가졌다.
나는용수철튕겨지듯이자리를박차고일어났다.
앞자리를잡으면서뒤를한번돌아다보니참가관이다.
차소음에가려안들렸을뿐이지,신음까지내가며애무에열중이고,
그옆에는그에아랑곳하지않고,
손은스마트폰에,몸은MP3음악에빠져문때고흔들어댄다.
안보여지고,안들려질수있는방법은없는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