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발

나이를먹어가니그런가,

몸치장에관심도점차없어진다.

딱히어디나가서사람만날일도없는데,

몸치장,얼굴치장을하면뭘하겠는가.

그저보이기에추할정도가아니면된다는생각이다.

그런데,몸에털은왜그리빨리자라는지모르겠다.

먹는게모두그리고가는모양이다.

특히수염이그렇고머리카락이그렇다.

수염이야면도를하면된다.

그러나머리는그렇지않다.이발관을가야한다.

이발관가기가쉽지않다.

동네이발관을가는데,그곳에만수년째다니고있다.

진주가고향인아저씨혼자하는이발관인데,이발하기가수월치않다.

기다려야한다는것이다.어떨때는한시간여를기다린적도있다.

그렇다고이발관아저씨더러이발사한명쯤더쓰라고말할수있는처지도아니다.

언젠가그런말을한번했더니,아저씨가픽웃는다.

월급주고그러면남는게뭐가있겠습니까.

그라고사람한사람쓴다는거여간까다로운일이아니지요.

그러니이발을하려면도리없이기다려야한다.

나름요령도부려본다.이발사아저씨휴대폰전화를알아내전화를하는것이다.

사람이많느냐.몇시쯤가면되느냐.

처음한두번은전화를받고친절하게대답을해주더니만,

언제부터인가는전화를받지않는다.

바쁘기도하겠지만,그아저씨나름대로좀특혜라고여기고있을줄도모른다.

이즈음머리가많이자랐다.특히흰머리가많이자라나’흑백’이됐다.

내가봐도지저분한데,다른사람들이보면어떻겠는가.

마누라로부터몇차례소리를들었다.

2주전부터이발을할요량으로이발관을갔다.

세번쯤갔는데,그때마다이발할엄두를못냈다.

서너사람이내앞에포진해있는데,어떻게그틈에서이발을하겠는가.

도리가없었다.집에서면도기커터로머리를대충손질을했다.

그저께까지해서세번정도커터기로머리를손질했다.

어제,모처럼사무실을나갔더니같이있는사람이자꾸머리를본다.

내가봐도귀밑머리가이상하게보였다.머리카락이흑백으로들쑥날쑥했으니.

또머리윗부분은너무많이잘랐다.가운데가흡사원형탈모인듯훤해보였다.

이발하기정말힘듭니다.자꾸힐끗쳐다보는그양반에게늘어놓은변명이다.

오늘아침,드디어이발을했다.

마음을먹고갔더니웬일인가,아저씨혼자파리를날리고있다.

아저씨왈,

보이소,사람없을때는이렇십니더.이런데우째사람을씁니꺼.

혼자서느긋하게이발을했다.염색도하고.

아저씨는정성을다해줬다.그맛에그이발관을다니지만.

시원하지예?여름에이발을하면시원합니더.

아저씨말이맞다.이발을하고집으로오는데,머리가가볍다.

그리고시원하기짝이없다.

때마침상쾌한시장감이밀려온다.

오늘은국수나삶아먹자.멸치국물푹우려서.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