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雨) 오는 것, 그리고 山 가는 것

산가는것하고비하고무슨관계가있나?

전날후배에게한말이씨가됐다.

후배는산행얘기를하면서날씨걱정을했다.

비가많이오는데산에갈수있겠느냐는것이었다.

산행하는것하고비하고는아무런관계가없다.그러니…

그러나후배는아내핑계를댔다.

눈물샘수술을해서좀돌봐줘야하고…

토요일아침,하늘은예상대로비를품고있다.

행장을꾸려나가는데,비가쏟아져내린다.

전철역까지가면서흠뻑젖었다.

누구누구가나올것인가.

비가많이오니필시많이안나올것이다.

이머시기는경주간다고했다.

경주를안갔다하더라도,

그친구는비가올라치면걱정부터앞세운다.

구시렁거리면서그러다가기는가지만.

노머시는분명안나올것이다.

비뿐아니라이른바’걸그치는’산행은안한다.

또다른이머시기,그리고김머시기,김머시기또하나.

그러고보니산에가는것하고비오는게분명무슨관계가있기는있다.

상명대에도착하니하늘에구녕이뚫렸다.비가폭포처럼쏟아져내린다.

학생휴계실앞벤치에앉아비구경을하고있으려니마음이한갖져온다.

줄줄내리는비.한참을보고있노라니비가좀이상하게보인다.

수직으로내리는게아니고구부러져내리는것이다.

그래선인지비내리는광경이흡사볼록거울을들여다보는느낌이다.

따닥따닥.

소나무한그루와같이서있는가로등등받이에꽂히는빗발소리가요란하다.

저러다그치겠지,저러다그치겠지.

10시를조금넘겨김머시기가왔다.

투덜거린다.여의도엔비가이렇게안왔는데.

표정을보아하니좀망설이는기색이다.

한10여분더기다리는데,예상대로더이상은오지않는다.

가자.

탕춘대능선길을한10여분올랐을까,비가좀잠잠해진다.

그럴줄알았다.일기예보도오후엔비가그친다고했다.

그러나산길은이미물길이다.신발은이미젖었다.

오늘은어디까지갈것인가.최소한비봉능선까지는가자.

거기서컨디션이좋으면문수봉을탈것이고.

김머시기도막상산에붙으니컨디션이좋은표정이다.

그럴것이다.우선사람들이없다.그리고시원하다.

말없이그냥걸으면된다.얼마나홀가분한가.

탕춘대능선에서향로봉쪽으로오르면항상쉬었다가는곳이있다.

예전매표소부근이다.

그쪽에서좀쉬고매표소쪽으로걸어간다.

그런데,매표소쪽에서누가나타난다.국립공원직원이다.

못간다고한다.폭우경보가내려져입산이통제되고있다는것이다.

비는그쳤고,날은저한편에선개고있는데,입산통제라니.

몇번을물어도돌아오는대답은마찬가지다.

다른사람들도다내려갔다는것이다.어쩔것인가.

이렇게직원이앞을가로막고있는데야별도리가없다.

개구멍을생각하면서직원에게공손히인사를하고그자리를떴다.

어디다른개구멍이라도찾는게낮겠다.

거기서돌아서면바로구기동으로내려가는길이있다.

김머시기는그쪽으로내려가면서개구멍을찾자고한다.

나는오던길을걸어가암문에서불광동터털쪽으로내려가자고했다.

김머시기의말을따르기로했다.그쪽길을걸어내려갔다.

그러나개구멍은어디에도없었다.동네쪽인데있을리도없고.

저아래동네가보이니다리도풀린다.김머시기는이미산행줄을놓고있었다.

그렇다.

그동안몰랐는데,산가는것하고비오는것하고는분명관계가있는것이다.

의지와관계없이못갈수도있다는것이다.

아쉬움을달래줄곳을찾았다.

구기동동네로내려가는계단바로그옆에있는막걸리집.

‘동래산성막걸리와동래파전’이라고적혀있는집이다.

진때기맛을풍기는막걸리와싱싱한파전으로아쉬움을대신했다.

그곳은그래도북한산산속이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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