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저녁에텔리비전에술꾼들이유의해서보아야할게나왔다.
술많이먹으면이렇게된다는,말하자면과다음주를경고하는프로그램이다.
그렇게된다는것은알콜성치매인데,쉽고친절하게도표와이정표까지곁들여준다.
알콜성치매의전단계로서,그프로는블랙아웃을들고있다.
블랙아웃(blackout)이무엇인가.
가만이보니우리말로’필름끊어지는것’이다.
원래이말은전기가나가는정전,혹은소통이끊어진다는뜻인데,
알콜중독에적용하자면,
술마시고기억이지워져버린다는뜻에서그렇게쓰여지는것이다.
전날밤술마신게술때문에지워져아침에생각이나지않는것,
그게바로블랙아웃이라는뚯이다.
방송은서울에서부산까지의길을그려놓고설명을한다.
일단한번이라도전날술먹고,
다음날기억에아무런지장이없으면서울이라는출발선상에있다는것.
그러나다음날,기억이어찌희미하고갈팡질팡스럽다면수원쯤에와있다는것이고,
기억이전혀없는블랙아웃이면이미대전까지와있다고봐야한다는것이다.
회수에관계없이일단한번이라도그렇다면그렇다는것이다.
대구나부산까지가버리는것은인생종치는것을의미하기때문에,
대전까지가는,말하자면한번이라도블랙아웃이오면알콜을삼가해야한다는경고다.
대전을넘어대구까지가면알콜성치매의전조가나타나고,
더불어간경화로,그리고부산까지가면알콜성치매에간암등으로인생을종친다는말이다.
여자MC가나름대로재미있게설명을하곤있었지만,
보면볼수록재미보다는좀으시시해져가는방송이라고나할까.
그러면나는지금어디쯤에와있을까.
한마디로말하자면,
나는그방송대로라면지금쯤수용소내지는무덤에있어야한다.
왜그런가.
‘블랙아웃상습범’이기때문이다.
일찍부터술을마신탓인지는모르겠지만,
필름끊어지는현상도일찍부터시작됐다.
신혼때인1980년초부터그랬으니햇수로도30년이다돼간다.
한참일할때인3,4십때는마셨다하면그랬다.
술마시면응당그러는줄로도알았고.
블랙아웃으로인한웃을수도,웃지않을수도없는얘기도많다.
그덕분(?)인지는몰라도우리큰아이는술을마시지않는다.
나는아버지때문에술을마시지않겠다.
가족들이모인어느자리에서공개적으로그렇게말한큰아이다.
나는왜그렇게술만마시면필름이끊어지는가.
술마시는태도와방법이문제일것이다.
말도안되는것이지만나름대로내린분석아닌분석이있다.
술을마실땐술에온전히나를맡겨버리기때문이라는것.
그렇게3,4십년을마셨으면앞에도얘기했지만,나는죽거나폐인이돼있어야한다.
그러나나는지금비록빌빌대고는있지만,아직은그렇지않다.
이즈음도나는마셨다하면어쩌다가끔블랙아웃을탄다.
아침,그알싸하고몽롱한수박냄새가입에감도는작취미성에젖는다.
얘기하다보니,나는어째방송내용을비껴난입장에있는것처럼둘러대고있다.
그러나방송이맞을것이다.내가비정상일것이고.
술많이마시는것,결코자랑하고자하는게아니다.자랑일수도없고.
그러나어쩌겠는가.
이나이에다시개과천선할수도없는노릇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