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유난히많은비에무더운날씨.
지구가더워져서그런것이라는우려와함께
그지겨운여름이영영끝나지않을줄알았다.
그러나아무리그래도우려는우려일뿐,
절기는지나감과다가옴을스스로잘안다.
여름이가면가을이오고,
가을이가면겨울이스스로다가온다는것을.
일산호수공원에도가을이기지개를켜고있다.
아침나절인데도양광(陽光)은누런가을빛이다.
그햇볕아래,나무와숲도양광을닮아간다.
숲속길을걸어가노라면바람에낙엽도휘날린다.
여름내내호수한켠을무수한잎과꽃으로뒤덮든
수련(垂蓮),이제는꽃은지고열매대궁도시들었다.
그래도연잎은아직도무성하다.
메타세콰이어나뭇길에도가을냄새가풍긴다.
나뭇잎에더러엷은색의단풍도들었다.
길을걸어가는사람들의걸음걸이도한갖지다.
고진감래라고,무덥고지겨운여름을보내고나니
이렇게시원한가을색깔의나뭇길도있는것이다.
호수도가을빛이다.여름내내그잦은비에
어둡고혼탁하기만하던물이맑고투명해졌다.
어디서어떻게날라왔는지,
벌개취꽃한송이가물결을타고팔랑거린다.
후-하고부는시늉을해본다.
꽃은닿지않는숨결인데도반응하듯나풀거린다.
나풀거림,바로생명이다.
다리밑쉼터에사람들이옹기종기앉아있다.
그아저씨가있었으면좋겠다.색소폰부는아저씨.
가을에맞는멋진색소폰음악이문득듣고싶은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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