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 동백이 지고 남은 노래

친구가노래한곡을보내왔다.

조영남노래다.

제목이좀야리꾸리했다.

‘모란동백’

모란이면모란이고동백이면동백이지’모란동백’이라니.

얼마전어떤텔레비전에서들은노래라는데,

나는그프로그램을못봤다.

그방송에서자신의’장송곡’으로부른노래가바로’모란동백’이었다는것.

한번들어보니그저그랬다.가사내용이나멜로디가무슨넋두리같고.

그런데친구의성의도있고해서두번세번들었다.

그랬더니어라,그게아니다.노래가들을수록감치는맛이있다.

계속해서들었다.그노래가점차좋아지더니귀에착감기어왔다.

노랫말을천천히음미해서들으니그게더가슴을당긴다.

모란은벌써지고없는데,먼산에뻐꾸기울면…

동백은벌써지고없는데,들녁에눈이내리면…

노랫말은애시당초시(詩)였다.

누구의시인지궁금해졌다.

이제하다.이름이독특한,여름을제사지낸다는이제하(祭夏)시인이다.

이시인의시에대해선잘모른다.

그저좀어렵고난해하다는정도의수준이다.

그런데,’모란동백,’이시는참쉽고간결하다.

쉽고간결하면서도그내용은무거운면서도따스하다.

져버린모란과동백이어느누구의시린사랑의추억이되게하는.

노래곡도싯귀와닮았다.

느릿느릿간결하면서도오밀조밀하게가슴을후벼치는그무엇이있다.

누구의작품인가했더니이제하의것이다.그재주가놀랍다.

수년전이다.

평창동에’마리안느’라는와인집을한다는소식을들었다.

알고지내는어떤선배분과한번찾기로했다.

물어물어찾아갔더니,주인은없다.

내실에있다는데,나올수가없다는것이다.

한마디로우리들만나기가싫다는것이다.

대학1학년때의조그만인연을빌미로찾아갔는데,

문전박대를당한것이다.

1970년대초에신촌이화대학근처에서무슨장사를하셨다.

신촌역부근에서술을마시다통금무렵들락거린기억이있는데,

알고계시는지모르겠다.

하여튼시인은우리들장삼이사하고는좀다른점이많다.

문학적재능은이미고교시절정평이났다.

그시절이미’학원문학상’을수상했을정도의문재를가졌었다.

고교시절,지금은은퇴한,모신문의논설위원을지낸유아무개씨와주고받은

우정의편지는교과서에까지수록될정도였다.

대학은미대를가조각을전공한것으로알고있다.

문학과미술,거기다가’모란동백’을작곡했다니음악적인재능까지지녔다.

조영남이부르니노래가더감칠맛이난다.

그가’장송곡’으로까지택했다니,나름정성을다해불렀을것이다.

세상은바람불고고달파라.

나어느변방에…

나는이대목이참좋다.

특히’고달파라’부분의한음정올리며휘감는게좋다.

바람불고고달픈세상,

어느변방을떠돌면서도세상을바라보는시인의

눈길은유머스럽고따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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