껄 떡 심

우리는갈치보쌈김치를먹고있었다.

25일,매우추운날이다.

북한산은말그대로냉동고그자체였다.

보통때같으면요기를산에서하고오지만,

이날은너무추워그냥내려왔다.

시장기가목에걸렸다.

구기동’삼각산’은갈치보쌈김치로유명하다.

우리는그김치맛에익숙해져있다.

다닌지가3년을넘었기때문이다.

알맞게숙성돼있어야한다.

너무익어도그렇고,풋익어도그렇다.

모처럼시킨그김치는아주잘익었다.

네명이먹는데,갈치는몇젖가락만에가고없다.

옆자리에늙수레한분들이앉았다.

주인할머니가같이자리하시는것을보니이가계단골인것같다.

그분들이뭘꺼낸다.먹을거리다.

할머니가일하는아주머니더러뭘시키는등부산하다.

뭔가싶어봤더니,홍어다.얼린홍어회다.

차가운날씨라얼음이살풋맺혔는데,붉으스레한것이맛나보인다.

20년도넘었다.과천살적이다.

선배언론인한분과새벽에겨울관악산을올랐다.

무척추웠다.연주대에오래머무를수가없을정도로추웠다.

바로하산을하면서대피소에서요기를했다.

그무렵,관악산연주암아래,과천향교코스쪽엔대피소가있었다.

일행중흑산도출신어느분이홍어를갖고왔다.

얼음이송송맻힌게알맞게언홍어회였다.

한점얻어먹었는데,말그대로입에서살살녹았다.

그맛을지금도잊을수가없다.

옆자리의홍어를보니그때그홍어맛이생각나지않을수있겠는가.

더구나우리는이제갈치도다골라먹고나니먹을게마땅치않은상황아니던가.

먹고싶다.우리끼리그런말들이오갔다.

어떤친구는주제넘게입맛을다시면서홍어회먹은그사람들을빤히쳐다보고있었다.

시간이좀지났던가.옆자리분들이일어설채비를한다.

그런데,그냥일어서는폼이다.홍어는아직도한접시가량남아있다.

우리일행들,누구뭐랄것도없이그쪽으로주시를한다.

그사람들이일어서출입문쪽으로나가고그테이블은비웠다.

한친구의성질이급했다.아줌마를불렀다.

저거,우리좀먹을수없을까.

아줌마가힐끗남은홍어를보고는씩웃는다.그리고는한마디.

글쎄요.물어보고요.

그소리릉들은것같다.

그자리앉았던분들중의한사람이돌아서더니,

주인할머니더러뭐라뭐라한다.

홍어를챙겨달라는주문이었던것같다.

잊었던가,아니면우리가그러는것을보고용심이나서였던것인가.

아줌마가우리보고다시쌩긋웃는다.아쉬움과머쓱함이담긴웃음이다.

아줌마가그모양이면우리는어떻게되나.

모두들얼굴만쳐다보고할말을잃었다.얼마나머쓱했던지.

이유있는껄떡거림,

그러나채워지지않은껄떡거림은주책일수밖에없다.

우리모두는주책바가지를쓴채씁쓸하게앉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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