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콘탁스원(ContaxI)이수중에들어왔다.
이른아침,우체국에서그걸찾아배낭에넣고
추운북한산을올랐다.
친구들은몰랐을것이다.
내배낭속에그게들어있을줄이야.
혹여술탓으로배낭을잃어버릴까봐산행뒷풀이도조심스럽게했다.
이번에들어온콘탁스는말하자면’보충용’이다.
콘탁스원은오래전부터하나갖고있었다.
그런데얼마전,그것을간절히원하는지인에게넘겨버렸다.
항상그렇듯이그러고나면상실감을떨쳐버릴수가없다.
그래서또하나구한것이다.
오래된명품사진기,즉클래식카메라의주종은독일에서나온것이다.
이들독일클래식카메라를대표하는두브랜드는뭐니뭐니해도
라이카(Leica)와짜이스이콘(ZeissIkon)이다.
라이카야두말할필요도없는35mm사진기의원조격인브랜드지만,
짜이스이콘도결코이에못지않다.
라이카의첫35mm랜지파인더카메라인I(A)모델이출시된것이1925년이다.
라이카보다좀늦었지만짜이스이콘이1932년
라이카를겨냥해내놓은35mm랜지파인더카메라가콘탁스(Contax)이다.
라이카랜지파인더가1950년대후반까지여러모델의랜지파인더를내놓은것과같이
콘탁스도1960년대초반까지각종모델을출시했다.
내가갖고있는콘탁스는세종류이다.
어제들여놓은콘탁스원과콘탁스투에이(ContaxIIa),
그리고제일후기모델인콘탁스쓰리에이(ContaxIIIa)이다.
콘탁스시리즈의원조가콘탁스원이다.
바디가블랙에나멜인콘탁스원도여러모델이있다.
이번에구한것은콘탁스원중에서도디(d)인ContaxI(d)모델이다.
콘탁스원의여러모델을구분하는것도쉬운일이아니다.
가장초기것인콘탁스원을약간씩변형시킨다거나
새로운기능을추가한것이후기모델들이다.
예컨데,초기모델인원에이_ContaxI9a)-엔슬로스피드(1/25sec.이하)이없었다.
이게장착된모델은원씨-ContaxI(c)-부터이다.
삼각대소켓의풋(foot)도원씨모델부터이다.
콘탁스원은(a)부터(f)까지여섯개모델이있다.
렌즈는예나(Jena)에서만들어진조나(Sonnar)5cm/f1.5초기의것으로,
재질은묵직한황동니켈이다.Jena에서만들어진렌즈라도
후기의것은크롬재질인데반해초기의것은황동니켈로만들어졌다.
80년이다연수에비해카메라컨디션은좋다.
블랙에나멜상태도아주좋다.잘닦으니반짝반짝거린다.
랜지파인도도잘작동하고,셔터도잘터진다.
오래된콘탁스원카메라릐고질은셔터커튼이다.
콘탁스시리즈의셔터커튼은유니크하게슬라이딩커튼(slidingcurtain)인데,
이게문제가잘생긴다.
카메라연수가오래되다보니고무줄이늘어난다든가,아니면끊어져버린게많다.
물론수리를하면고칠수가있는데,
오리지널상태에서셔터커튼이온전한것을발견하기는쉽지않다.
셔터가잘터진다는것은셔터커튼이온전하다는것을의미한다.
사실판매자의설명이좀추상적이어서긴가민가했는데,
막상받아보니좋다.그런의미에서이번에나에게는행운이따랐다.
렌즈상태도좋다.헤이즈가좀있는것을제하고는깨끗하다.
어차피렌즈는한번손질을봐야하는데,이만하면만족할만하다.
액세서리도하나왔다.
‘콘타메타(Contameter)’라고,
접사용랜지파인더와렌즈들이다.
초기조나(Sonnar)렌즈엔맞지않는렌즈들로,후기조나렌즈용이다.
아무렴어떤가.후기조나렌즈가있으니문제가없다.
오리지널가죽케이스와함께
큰가방도하나왔는데,
아마도풀셋용가방인것같다.
가죽으로된,언뜻보기에도고급스런빈티지풍의가방이다.
열쇠고리아래에아마도원소유자의것으로보이는
이름이새겨져있다.
콜린밀러(CollinMiller)라고,
베버리힐즈에살던분이주인인것같다.
클래식카메라전성시대,이분이콘탁스를넣은이가방을매고
베버리힐즈거리를거닐던시절을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