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共感

엉뚱하고부질없는생각을많이하는편이다.

그러다보니가끔그문제로친구들과충돌도빚어진다.

어떤사안을좀다른각도로본다는것,

그리고거기에골몰한다는것인데물론중요한것은상식이다.

상식밖의생각이라면문제가될수도있다.

그러나나는상식범위라고생각하는데

그렇게보지않는시선들이많다는것이다.

우연한기회에나와생각이비슷한사람들을만난다.

반갑기도하고동류의식을느낀다.

남들의느낌에도그마처럼자리잡고있던어떤생각들을다시한번되잡아보기도한다.

오늘짜조선일보의최보식기자가쓴기사도그한예이다.

정머시기라고,감사원장후보로낙점됐다가낙마한사람에대한것이다.

그양반이자신에대한비난여론에대응조로한얘기들이있다.

그말들중에나에게제일꽂혔던얘기가하나있다.

"난일류대를못나와마이너리그로살아왔다"는말이그것이다.

그말을듣고나는그양반의인간됨됨이를미뤄짐작할수있었다.

자신의감사원장職낙마에따른불만감을그런명분에엮어내뱉은말인데,

새삼우리사회지도층의

오블리주(oblige)의한단면을엿볼수있는것같아씁쓸했다.

뭔욕심이그렇게많고높은가.

아니그막강한검찰에서차장검사까지하고청와대민정수석까지한사람이

자신을마이너로생각하고있다면,그욕심의끝은어디까지인가.

H대를나왔기에,그리고그학벌로살아오면서겪었던

여러낭패감과수모를얘기하고자했을것이다.

그러나그양반은그말에앞서자신의항변의대상을생각하고고려했어야했다.

그대상은말을하지않아도다들잘안다.S대법대를나와출세한사람들이다.

그학교,그과를나온사람이우리나라에얼마나되나.

그학교,그과를안나온사람들에비하면조족지혈일것이다.

그양반이고개바짝치들고소리지른항변의대상은바로조족지혈에속하는사람들이다.

그런얘기를자신이감사원장에오르지못한다고국민을대상으로할수있는소리인가.

나의이런생각을친구들에게했더니,

친구들은그말이코끼리코를잘못짚은격의지적이라고했다.

일류대법대를나온사람들틈에서겪었어야할입장이이해된다는것이다.

그래서수긍할수있다는것이다.동병상련의느낌까지도보탠다.

그런가.그러나나는좀더큰차원에서그말의폐해,

이를테면장삼이사의국민들에게주는낭패감과열등감을주장하고싶었다.

최기자는정아무개그양반의그말에제일상처를받았던사람들이

대학지망자녀를둔숱한학부모들이었다고말한다.

그리고우리사회의’1등,일류지향주의’를나무라고있다.

최기자의이런비판에나는더하고싶은게있다.

상처받은사람들이대학지망자녀를둔학무모들뿐이아니라는것이다.

우리나라에대학이오죽많은가.

S대법대를나오지않은,

그리고H대법대를나온사람들을포함해

모든우리나라사람들이상처받은대상이라고말하고싶다.

그리고좋은대학가는게결코’1등,일류’으로가는길이아니고

‘1등,일류’라는게항상그자리는아니라고말하고싶다.

최기자도물론그런논조로말하고있지만,그범위가좀한정적이다.

최기자가지적한대로정아무개그양반의그말로상처를받았을

학부모와그자녀들에게해주고싶은말이있다.

‘스펙보다는스토리텔링이중요하다’는것.

일류대학을나와토익을몇점을하고자격증을몇개를갖고있는것등도중요하지만,

그보다는자신만이내세울수있는얘기,즉창조적이고독창적영역의확보가중요하다.

고개를조금만돌리고발상의전환을하면그런일들이많다.

우리주변에그런젊은이들이늘어나고있는것은좋은현상이다.

이런젊은이들로부터무슨학교출신운운하는말등은결코들어보지못했다.

[최보식칼럼]우린일류와명문만을좋아해

입력:2011.01.2023:30/수정:2011.01.2109:41

최보식선임기자

우리아이들은작은일탈과방황,실패에벌벌떨고겁을낸다
하지만1등만이늘최고의삶은아니다

정동기씨가"난일류대를못나와마이너리그로살아왔다"고울분을토했을때,실제상처를받았던이들은숱한학부모들이었다.

정씨는그럴의도가없었다.대검차장과청와대민정수석을거쳐딱하나’감사원장’에서막혔을때,세상이모르는자신만의억울함을말하고싶었을뿐이다.아마더큰권세와부(富)가주어져도그는출신대학에대해징징댔을것이다.정씨는주위를좀둘러봐야했다.요즘대학마다신입생합격자발표를하고있는중이다.그대학에자녀를입학시키기위해학부모들이머리를싸매고있다.

우리는일류와명문만을좋아한다.매스컴에서1등이눈부시게조명받는것은당연하다.과거에는사과를담았던나무궤짝을책상삼아공부했다거나,세차장에서일하는아버지밑에서학원한번안가고교과서가닳도록공부해서울대수석이된스토리는사회면톱기사였다.물론’개천에서용나는’얘기는줄어들었다.요즘에는집안형편이좋고부모학력이높은집안에서좋은대학에간다.한일류대특정학과에는신입생의절반가량이서울강남지역출신이었다.

그럼에도일류대에들어간아이들의’고투(苦鬪)’는여전히대서특필될만하다.우리학창시절보다몇십배나더고통스러웠을것이다.과거우리때는어쩌면일년바짝하면그런대로결실을보았다.요즘아이들은중학교때는’특목고’로경쟁하고,고등학교때는3년내내내신성적에조바심을내야한다.한발만잘못디뎌도낙오한다는걸안다.인생에서가장아름다운시기를오직대학에몽땅투자한셈이다.일류대에합격한아이들에게박수를치지않을수없다.

이번수능시험에는71만여명이응시했다.속칭’일류대’로분류되는대학들의총정원수는3만명안이다.’마이너리그’정동기씨가나온대학도사실여기에포함된다.그안에도등급은있겠지만,학부모들이자녀얘기를내놓고할수있는대학들이다.

그런기준에서보면나머지아이들68만명은’그저그런(사설학원강사들표현)’대학에가거나아예탈락한다.집집마다어둠속에한숨과탄식이새어나올것이다.일류만추구하는세상에서는이들의존재가보일리없다.해마다이런아이들이절대다수임에도말이다.

내아들도응시한대학마다떨어졌다.방구석에처박혀지내는녀석의심사를감히물어보지못한다.자칫부자(父子)관계의결딴이다.인터넷에서는마침이녀석의심정을대신한것같은또다른아이의글이떠돌고있었다.

‘시험을망치고나서정말아무것도못하겠더라고요.원서쓰기전에는어느대학쓸까고민만하고,쓰고나서는붙을까떨어질까걱정만하고,괴로움의연속이었습니다.수능보기전보다말이죠.결국대학에떨어졌습니다.전이제절대졸지않고긍정적인삶을살기로마음먹었습니다.’

우리사회는아이들에게너무일찍’처세’를전수했다.남보다뒤처지면안된다.인생낙오자가될테니까.아이들은작은일탈과방황,실패에벌벌떨고겁을낸다.좌절을안해보면삶의중요한부분을잃는것과같다는말이이런아이들에게위안이될리없다.공부를잘하는것도좋지만모두가꼭잘해야할필요는없다고말하면학부모들이먼저화낼지모른다.

현실에서살다보면학벌이작용할때도있다.하지만삶의성패와는무관하다.그로인해삶이’마이너리그’가되진않는다.정씨의말에속지마라.오히려한때의1등이그뒤의삶까지1등이되는경우를난별로본적이없다.무엇보다1등만이늘최고의삶도아니다.치열하게경쟁을해소수의일류가되는것도빛나지만,민주적시민으로서제몫을하는삶도그에못지않게가치가있다.어쩌면건강한사회는절대다수인이들의삶태도에훨씬더달려있을것이다.

사실내게는자녀교육’면허증’이없다.단지내노동으로지금껏먹이고키웠다는이유로아들에게꼭한번말한다.

"너는아버지와다른장점과특성이있다.또나보다키도크고잘생겼다.당당하게말도잘한다.이정도만갖춰도사회에나가굶진않을것이다.그러니네가잘하고좋아하는것을해라.네삶은네가사는것이다.다만인생에서가장아름다운시간을빈둥빈둥낭비하지마라.아버지가돌아보니그것이가장아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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