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에서물건을부치고버스를탔다.
한참을갔을까.뭔가게름칙하다.
그랬다.케이스를빠뜨리고보낸것이다.
반품하는것아닌가.
오리지널상태로보내라는게에스크로(escrow)측의당부였는데,
케이스를빼고보냈으면그쪽반응이어떻겠는가.
다시돌아가자.
차는이미강변도로쪽으로가고있었다.
서둘러내려반대방향쪽버스를타려니,
버스는물론이고택시도없다.
고가도로아래지하차도쪽으로뛰었다.
한참을뛰어가는데멀리뒤로눈에익은색의버스가온다.
그곳이정류장일리가없다.도로한가운데서버스를세웠다.
그렇게탔으니운전기사와다른승객들의시선이어땠겠는가.
따가운눈총들속,나는기진맥진이다.
입에서는단내가푹푹나고.
우체국은만원이다.자초지종설명을했더니,
수집하러올시간이남았다고한다.
다시집으로내달렸다.
우체국여직원이케이스를보더니무게가좀나갈것이라고한다.
그말은새로접수를하라는뜻이다.
박스아랫부분을뜯어물건을꺼내케이스를입히고패킹을다시했다.
그렇게해서접수를시키니처음보다8천원가량운임이더나왔다.
아르헨티나잖아요그쪽으로가는것은원래그래요.
묻지도않았는데그여직원이당신마음다안다는투로말을한다.
새로접수를시키고나오니정신이하나도없다.
내가왜이리서두르고있는가.이렇게까지서둘러야하는가.
딱히그럴필요는없다.단지오늘이설연휴이틀전이라는것.
하루늦으면연휴사흘은물론이고주말까지겹쳐5일이늦어진다.
그러면언제도착할까.환불은언제이뤄질까.
무엇보다에스크로에이전시에서5일까지
발송트래킹넘버를보내라는게마음을다그치게했던것같다.
그리고오후.
우체국에그여직원의전화.
처음접수시사용한신용카드영수증이어떻고,
취소전표가어떻고저떻고한다.
뭔말인가싶어들어봐도잘모르겠다.
갔는가,안갔는가그게중요하다.
안갔다고한다.접수한물건이보내지지않았다는것이다.
그럼어떻게해야하나.
다시우체국에와서접수를다시해야한다는것이다.
언제?
오늘은늦었고내일중으로나오세요.
연휴전날이라는것감안하시구요.
물건은잘보관하고있겠으니염려마시구요.
도로(徒勞)라는말이떠올랐다.
‘헛되이한짓’이라는뜻이다.
그앞에하나더붙여본다.
무의미한도로(徒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