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梁 선배

몇달만인가.

작년10월쯤이었던가.

인사동흑두부집에서막걸리잔을함께기울인후처음이다.

서울나들이길에연락한번해봤다는것인데,

어째듣기에좀서운하다.

‘연락한번’이아니라당연히

‘나왔노라’면서대령시켰어야하는게아닌가.

출판사하시는분과같이계셨던것을보니

일이계시기는계셨나보다.

명함을보니지난번선배의책을낸출판사다.

바쁘시군요하는시늉을짓자손사래를친다.

아이다.일없다.그저니기다리면서잠시…

한파뒤라그런지날씨가푹하다.

저녁무렵이라더그렇다.무슨봄날저녁같다.

허름한곳을찾느라인사동을좀걸었는데,

들어간곳은허름한곳이아니라조용한곳이다.

넓은방에손님이라곤우리둘뿐이다.

맥주두병에소주한병,그리고황태구이하나.

나는소주맥주를타서마시고선배는그냥맥주다.

어떻게지내셨을까.

얼굴이전보다살이좀올랐다.

얼굴좋십니더.

뭐라꼬,아이다.부어서그럴것이다.

선배는맥고모자를쓰고있었다.

검은코트에긴목도리,그리고검은맥고모자.

술집에들어서면서잘어울린다는생각을했었다.

늦게그얘기를했더니,또손사래다.

나이먹어굳이가꾸는것도그렇고,그냥있는것집어덮고다니지.

천안시골에집을짓는다는얘기는예전에도들었다.

그얘기를또꺼낸다.내달부터땅파기에들어간다고한다.

그러면계속거기에붙어있어야한다.

그곳에살요량인모양이다.그러니잘지어야할것이다.

이런저런얘기들.시시콜콜한정치얘기와세상돌아가는얘기들.

그저생각나는대로들주고받는얘기들이다.

선배는그와중에죽림칠현(竹林七賢)이란말씀을많이한다.

우리죽림칠현이되자.니캉내캉그거나하자.

죽림칠현?그거아무나하는게아니지요.우선현자가못되니까요.

그런가.아무렴좀모자라면어떤가.나대지말고숨어지내자는것인데뭐.

나는마산사람,양선배는광주사람.

선배와나는30년도훨씬더된시절,마산에서같이기자생활을했다.

그럴줄알았다.마산얘기가빠질수있겠는가.

이은상선생얘기를한다.

그양반이광주호남일보사장을했지.다른사람들은잘모를것이여.

나도어디서그얘기를들었다.

이은상의광주와의인연은깊다.

어떤연고로광주로간것인지는얘기가좀길고거시기하다.

선배모교인광주서중의교가도이은상이작사한것이다.

주기가좀올랐다.

거시기,나는인천아닌가.그러니길이멀어서리.

그러나입가심을거시기할수는없지않은가.

버드와이저딱한병씩만더하자.

그러나우리는버드와이저두병씩을비웠다.

안주로하다가남은오징어와땅콩은선배가챙겼다.

또보자고.26일에인천서꼭봤으면좋겠는데.그날그이머시기동화작가도오는데.

가지요.암만,꼭가지요.

시원스레약속했다.그러나지켜질지모르겠다.

내일아침이돼야알겠다.

술먹고약속하고안지킨게어디한두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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