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시남성동113.
옛날마산우리집이있던번지수다.
오래됐지만,아직도그집에대한기억은생생하다.
불종거리에서내려와선창가로가는사거리,
오른편모서리에있던집이바로그집이다.
모서리를꺾어남성동파출소올라가는첫번째집이
가계를하던재철이(국민학교1년선배)집이었고,
그조금위로가면목욕탕인’남성탕’이있었다.
우리집아래로조금내려가면경사가있는골목이나온다.
그초입에넓은대문의큰기와집이있었다.
우리동네사람들이’玉부자집’이라고불렀던집이다.
그집을다시한번생각케하는사람을만났다.
이런저런얘기를주고받다가’남성동113번지’가나왔다.
시기적으로달랐지만서로의옛집주소가똑같은것이었다.
우리가족은1954년부터내가중학교에입학하던1964년까지살았다.
어제만난사람은성호국민학교3학년때인1964년,아버지가
그집일대를사서병원을짓고1977년까지살다세를줬고,
이후1988년모증권회사에팔았다.지금그집일대는
그증권회사건물이들어서있다.
가만생각해보니전율이느껴졌다.이런인연이있나.
우리살던집에그사람이들어와산게아닌가.
그리고사실이하나확인됐다.
우리가그때살던그집이우리집이아니라세들어살던집이었던것.
어제만난그분의아버지는’玉부자’로불리면서각종선행으로숭앙을받았던
옥기환선생으로부터그집과일대를사들였는데,말하자면당시그곳의
주인은옥기환선생이었기때문이다.
그집에얽힌인연으로는또한사람이있다.
역시고향후배인데,작년초어느자리에서얘기를하다가알게된사실이다.
그사람은어제만난분의여고7-8년쯤후배인데,
남성동113번지,바로그집에살았다는것이다.
그러니까어제만난사람의7-8년후배라는점을감안해보면시기적으로
1977년경부터1988년무렵까지그곳에서산것인데,
세를놓았던그시기와일치하고있는것이다.
말하자면그후배도그집에세를들어살았던셈이다.
지금생각해보면남성동113번지라는곳이
어떤특정한집을가리킨곳은아닌것같다.
땅도있고집도있는넓은지번이었던것같다.
지금증권회사그건물도지번이아마남성동113번지일것이다.
‘옥부자’는남성동일대에많은땅과가옥을소유하고있었고,
그곳에적잖은호구가세를들어살고있었던게아닌가한다.
남성동파출소로꺽어지는첫집,재철이집도그랬을것이고,
그바로위에있던미장원집도그랬을것이다.
나에게남성동113번지,
그옛집과그일대는유년의추억이깃든곳이다.
그곳의인연이이렇게이어질줄몰랐다.
아,그리운남성동113번지.
마산이사라져버려서인지더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