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릇대로 살기

오래되고이상한습성하나.

매주토요일북한산가는것.

그리고그걸못하면,

무엇으로라도그걸대체해야한다는것.

처가쪽혼사가있어토요일북한산엘가지못했다.

양재동혼사에가있었지만,마음은북한산에있었다.

오후2시쯤,

혼사끝나기도전에이미발걸음은구기동으로향하고있었다.

산에못갔으니,목욕이라도하자는것이다.

그러면친구들이내려올것이고만나게될것이다.

친구들은만나지못했다.조금더기다릴수도있었지만,

갈등이다가왔다.친구들을만나면뭘하냐는것이다.

술밖에더마시지않겠는가.산에도안갖다온주제에결국

술판에매몰될바에야그만일찍집으로가자.

일요일새벽,마음이바쁘다.빨리나가자.

찾은곳이일산정발산공원이다.

간사스런마음에그래도좀올라가는곳을택한게그곳이다.

그래도배낭은맸다.간식거리도좀들어있고.

공원에서내려온다음은호수공원이다.오랜만이다.

중앙광장에서우측으로걷는다.이른아침이라사람들이별로없다.

두바퀴정도걸으면되겠지하지만,그게쉽지는않다.

매번그렇게마음먹고는실행에옮긴적이별로없다.

대충한바퀴반정도에서끝낸다.다리도아프고생각도많아지고.

한바퀴를안돌고,한4분의3정도쯤간다.

그곳에서다시돌아출발점인중앙광장으로오는거리다.

일찍나온탓에아무것도먹지를않아선지배가고프다.

떡을꺼냈다.냉동실에얼렸던것인데,해동이덜돼딱딱하다.

그래도배가고파서인지맛있다.손과입가엔찹쌀가루칠갑이다.

손과입가엔찹쌀가루칠갑인채

딱딱한떡을징겅징겅씹고걸어가는몰골이라니.

그런상황에선반드시누군가를만나게되는법.

아니나다를까.팔각정부근에도달했을무렵,

마주오는누군가가멈춰서더니아는체를한다.

부장님아니세요한다.누구지?

누구누굽니다.그래요?하고자세히보니예전신문사광고국에있던직원이다.

그세월이언젠가.이친구도꽤늙었다.

주변에거느리고있던가족들에게뭐라뭐라하니인사를하는데,

횟칠한것도아니고참,그몰골에이무슨노릇인가.

전화번호를주고받고헤어져걸어오는데,

그때까지도먹던떡이손에쥐어져있다.

호수공원을빠져나와집으로가는버스를기다리도섰는데,

허기가온다.무슨허기인지알쏭달쏭한가.

아니다.술이고픈것이다.

어제수퍼마킷에서사놓은천원짜리마늘햄,그걸먹어야지.

집으로와씻지도않고먼저한게그짓이다.

마늘햄과상추,그리고소주두어잔.

아침을안먹어서,

아니면오늘따라호수공원에서누구를만나서그렇게한게아니다.

항상그랬다.

버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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