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상여 타고 가신 큰아버지
큰아버지가돌아가셨다.
빈소영정속의큰아버지는내게웃고계셨다.
생전에뵈온지얼마나되었던가.
차마고개를바로들고바라볼수가없는데,
큰아버지는그래도나에게웃고계신다.
그리고나더러괜찮다,괜찮다하신다.
내려오느라욕봤다.어여가서형도보고형수도보고해라.
밤이이슥해져서다시큰아버지를찾는다.
큰아버지는여전히웃고계신다.
사촌들끼리잘들지내거라.
가까운피붙이들아니냐.우짜든지잘지내거라.
큰집을찾은지는수년내두번이다.
큰어머니세상버리셨을적에오고,
이번큰아버지돌아가시고왔다.
참얄궂고못된놈임을자탄하지않을수밖에없다.
빈소에빙둘러앉아얘기를나눠도아는안면들이별로없다.
한잔술이오가며안면을익히는데,가물가물하기만하고.
우리의성김가’락자(洛字)돌림’의아무개입니다.
‘낙자돌림’?알리가있나.
김광락(光洛).아,그러고보니나도’낙자돌림’의이름아니던가.
어색함이좀없어지면서는수세(守勢)일수밖에없다.
잘안내려오고못찾아뵌것에대한은근한질책이오가니그럴수밖에.
묘자리는큰아버지나시고자란아화(阿火)땅이다.
큰아버지는꽃상여를타셨다.아,그꽃상여.
봄이라지만아직날씨는차고매섭다.
큰아버지사시던옛집은이제아무도살지않는다.
꽃상여가그옛집으로돌아가몇바퀴를돈다.
저쪽사랑방에서큰아버지기침소리가들리는것같다.
장지로가는길.
꽃상여뒤로아침햇살이살폿이내려쬔다.
큰아버지부디잘가시이소.
가시는곳에서먼저간동생,
우리아버지랑만나못다한얘기도나누고하시이소.
큰아버지는큰어머니옆에누위긴잠에드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