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 로 山 行

또친구들로부터욕들을짓을하고있다.

친구들보다먼저약속장소에도착했다고

산을먼저오르고있는것이다.

가끔씩이런짓을한다.

그래서언제부터인가,

나도모르게’뺀질이’라는별명을얻었다.

그런별명에다욕을들어도할수없다.

가끔씩혼자산에오르고싶을때가있지않은가.

갖은생각으로꽉찬한주일을보내면뭔가좀정리를해야한다.

(국민대뒤,大城門으로오르는초입의산길.부드럽고평탄하다}

국민대뒤로오르는산길은부드럽고평탄하다.

봄의기운도제법느껴진다.

햇볕이든양지바른산길에서는아지랭이기미도보인다.

그렇다고완연한봄산은아니다.

아직도음지쪽에는눈이쌓여있고미끄럽다.

대성문으로가는이산길은아기자기하다.

초입은평탄하지만중반쯤부터는오르막산길이다.

일선寺까지가좀힘들지만,그다음부터는오르기가편해진다.

일선寺를지나고부터는대성문을계속보고오른다.

(봄기운의북한산이지만,아직도겨울의잔재는군데군데남아있다)

(멀리바라다뵈는대성문)

생각의연속이다.雜想도섞여있고.

뭔가딱히집중되는생각은없다.

작은아들생각을많이한다.

며칠전새벽,고주망태가되어집앞에주저앉아있던모습은

생각히기도싫다.그러나계속그모습이아련거리는것을어찌하겠는가.

풀어진눈으로나를바라보던그멍한표정,

벌써부터살기가그렇게힘들어진것인가.

그냥아들에게신경질이뻗쳐있느라,

집까지바래다준직원들에게너무차갑게대했다.

그것도마음에걸리고.

그아들은며칠전스마트폰까지잃어먹었다.

딱한마음에물어도그냥넘겨버린다.

마누라에게답답함을얘기했지만,

마누라라고별다른생각이있겠는가.

다컸으니지가알아서할게아닌가하는정도의대꾸다.

어느새대성문이다.

사람들이많다.앉을자리가없을정도이다.

친구들을기다릴요량으로주저앉아떡조각으로요기를한다.

별사람들도다있다.

뭔가알싸한홍어냄새가나주위를봤더니,

빙둘어앉아홍어삼합에다막걸리를마시고있다.

기세좋게생긴여자가’병권’을쥐었는지막걸리를따라주고있다.

30분을넘게기다렸는데도친구들은아직도보이지않는다.

전화를했더니어딘가에자리를깔았다는것이다.

대성문아래쪽에좋은장소가있는데,

아마도거기에들앉아요기를하려는모양이다.

할수없다.그러면또다시혼자갈수밖에.

대남문으로가는길은눈길이다.

많은사람들이옹기종기모여오르는모습이보기에좋다.

대남문에서다시문수봉으로,

문수봉에서바위를타고사모바위까지.

문수봉을내려오다손을바위에찧었다.

배가고파떡조각을꺼내들고내려오다그렇게됐다.

(문수봉에서바라다본비봉능선길.저멀리사모바위가보인다)

문수봉을내려와서는길이평탄하다.

갑자기음악이듣고싶어졌다.

네덜란드의클래식FM방송을아이팟에다운받아놓은게있다.

‘오페라TOP100選’인데다들으려면9시간정도가걸린다.

주옥같은오페라아리아가무궁무진하게들어있다.

음악을들으며걷는산길.

음악은귀로듣지만,역시머리는생각으로가득하다.

오페라음악에맞춰흥얼거리지만,머리는전혀딴판이다.

나의’홀로山行’은항상이런것이다.

(사모바위못미쳐에서바라다본문수봉전경.오른쪽봉우리가보현봉이다)

친구들과는구기동목욕탕에서만났다.

내려온지한시간도훨씬더된시간이었다.

‘삼각산’에서삼겹살과소주,막걸리를마셨다.

한친구가술값을냈다.

이유가좀특이하다.

혼자잘내빼는나를위해쏜다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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