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지리산의고장인산청땅은매화향으로가득하다.
어딜가나매화가지천으로피었다.
매화의고장인산청에서도특히자부심으로가득한매화가있다.
이른바’산청삼매(山淸三梅)’다.
옛가람인단속사(斷俗寺)터의’정당매(政黨梅),
남명(南冥)조식(曺植)선생이수식한’남명매(南冥梅),
그리고원정공(元正公)하즙(河楫)선생이수식한’원정매(元正梅)가그것이다.
이가운데제일오래된것이’원정매’다.
산청군남사리(南沙里)예담촌에있는700년된원정공고택에있는매화로,
고려말경주부윤등을지낸하즙선생이자신의생가인이곳에직접심어길렀다는매화나무다.
‘원정매’는이집의역사와함께하는것이니수령으로치면700년,
우리나라에서가장오래된매화나무다.참고로’정당매’는600여년,’남명매’는450여년의수령이다.
원정공은학문이높고도덕심을바탕으로한행실이발라칭송이높았다고전해진다.
그의호원정(元正)이이를대변하는바,
義를행아여백성을기쁘게함이元이요,정의로써남을복종케함이正이라는뜻이다.
‘원정매’는아쉽게도7년전고사했다.여느해보다차갑고서늘한그해봄,꽃을피우지않았다고한다.
그러나다행스럽게도본목(本木)에서돋아난뿌리하나에서다시꽃을피우고있고,
곁에떨어진씨앗이발아돼자란나무에서도매화를피우고있다.
원정공하즙선생은봄날,화사한꽃을피운매화나무를바라보며글을읽곤했다.
그러면서남긴글이지금껏전해진다.
이름하여’원정공영매시(詠梅詩)’다.
집양지일찍심은한그루매화
찬겨울꽃망울나를위해열었네.
밝은창에향피우며글을읽고앉았으니
한점티끌로오는것이없어라.
원정공의매화사랑에대한심회의자락이묻어난다.
원정공이살았던이고택의뒷뜰에는그의손자가심은오래된감나무가있다.
아직도살아꽃과열매를피우는이감나무의수령도600년이넘었다.
원정공의이오래된집은동학난때불에탔다.
이를그의31대손인河澈이새로집을지어’분양고가(汾陽古家)’라이름지었다.
이집본채마루한가운데에는이집이원정공의옛집이라는뜻의’원정구려(元正舊廬)’라는붉은글씨의현판이걸려있다.
석파대원군이쓴글이다.
대원군이언젠가이집에와서하루를묵으며써준글이라는데,
정본은보관중이며현재걸려있는액자는사본이다.
이집은아직도하즙선생의후손이살고있는’생활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