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아침,
후배로부터의문자메시지.
"어떻게지내세요?"
어떻게답해야하나.
"그냥그렇게지내고있지요"라고보내고나니할말이막힌다.
그렇게끝낼수는없는것아닌가.
한말덧붙인다.
"잘지내고계시지요?"
그랬더니뜬금없이이렇게묻는다.
"일요일은뭐하세요?"
더이상할말이없다.
후배에게는미안하지만
그냥전화를닫아버렸다.
일요일,나는뭘하고있는가.
후배의질문에무슨큰의미가있겠냐만,
새삼그질문을음미해본다.
글세,나는일요일뭘하고지냈던가.
가만생각해보니하는일이없다.
토요일북한산엘갔다오니,일요일은쉬어야한다.
그렇게생각을굳힌게오래전이다.
부득이하게토요일산엘못가는경우
일요일가는수도있다.
안그러면일산호수공원을걷기도한다.
하는일이하나있다.
신문등쓰레기정리해서버리는일.재활용구분을해서
아파트주차장에내어놓는일은내가한다.
그외는그냥멍청히앉아서보내는게일요일이다.
후배로부터아침에그질문을받고나니기분이좀이상하다.
내가왜이리무기력해졌나.
일요일은공일(空日)이라고들하니
남들처럼나도쉰다고나무랄사람은없다.
그러나따지고보면별하는일없이매일쉬고있지않은가.
그런처지에무슨평일,일요일가릴주제가되는것인지.
오후느즈막해서대충걸쳐입고밖으로나섰다.
막상나왔지만갈곳이없다.
버스를타고당산동까지갔다.거기서한강변이라도걸어볼까.
요즘잡스런생각들이많다.
혼자서걸으면그생각들이마구달겨드는듯하다.
그러니그짓도하기싫다.
친구가그동네산다.불러내낮술이라도마실까.
그것도그렇다.
안나올게뻔하다.그친구가어쩌다불렀을때내가잘안나가듯이.
결국왔던길을되돌아간다.집밖에없다.
그래도이런저런궁리하느라시간이좀흐르기는흘렀다.
동네에도착해버스에서내리니비가내린다.
더난처해진다.비도오는데혼자들어가뭘할것인가.
삼겹살반근이딱해답이다.
소주는마시던게있으니살필요는없고.
2011년4월10일,
나의일요일은또그렇게저물어갈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