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馬山할머니

지금살고있는아파트에11년째산다.

도시인심이다그렇듯이같은아파트에살고있는이웃들을잘모른다.

나의잘못이기중크겠지만,아무래도상대성을무시하지않을수없다.

앞집이웃이본체만체하는데야어쩌겠는가.

그런걸무릅쓰고먼저인사를건네기는좀그렇다.

더구나그런이웃들이젊은세대라면더욱그렇지않겠는가.

엘리베이터에서자주마주치는할머니한분이계신다.

참정갈하고야무지게보이는할머니다.

몇년째같은동의아파트에살지만,

엘리베이터에서그저눈인사정도만드린다.

어느토요일,아파트에알뜰시장이섰을때여러가지를사갖고

올라가는할머니을엘리베이터에서만났다.

그때두어마디주고받았다.

아이고,무신물가가그리올랐는지.세상에다마네기한쪼마이에6천원이뭐꼬.

그리올랐습디꺼?

올라도올라도너무올랐으예.한번가보이소.

그래예?…

어제늦은오후,아파트현관을들어서고있었다.

막엘리베이터가올라가려는순간,뒤에서소리가들렸다.

아이고,같이가입시더.

막뒤따라와현관버튼을조작하고있는그할머니다.

엘리베이터문을열고기다렸다.

숨을헐떡이며엘리베이터에들어서신다.

아이고아저씨,고맙십니더.

아저씨라고부르니좀이상하다.

할머니를보고싱긋웃었다.사투리가정겹다.그리고인사겸한마디.

할무이,사투리쓰시는데고향이어딥니꺼?

할머니가나를물끄러미보면서툭던지는말씀.

마산입니더.마산.알란가모르겠네.

그할머니는마산분이셨던것이다.수년째고향사람을곁에두고도몰라봤던것이다.

반가운마음에다시한마디드렸다.

마산어딥니꺼?저도마산입니다.

할머니가좀뜻밖인듯눈을동그랗게뜨시고바라본다.

남성동이라예.아저씨는요?

남성동이면내가어릴때자랐던동네다.나도남성동이라했다.

할머니가동네이름을죽늘어놓으신다.

남성동에서어릴때자랐고그다음엔자산동,추산동그리그리살았지예.

내가마산서살아온그궤적이다.남성동,자산동,추산동…

엘리베이터가9층,할머니댁에도달하고있었다.

짦은순간이었지만,몇십년뵌듯한할머니다.

아저씨,고맙십니더.잘올라가이소.

할머니는그렇게말하고는엘리베이터를내렸다.

그리고는다시돌아본다.환한웃음을짓고계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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