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시그널

부활절의여러시그널.

얼마전,

우리아파트구역을맡고계시는,

엘리베이트에서가끔눈인사를주고받는분이

주고간판공성사표.

매번전해주고가지만갈수록그분의표정이없다.

말도없다.

그저살짝웃고는전해주고만간다.

무의미한도로라고생각하고있을지도모른다.

어제북한산산행후가진뒷풀이.

친구가대부(代父)이다.

따로산에올랐다가뒤풀이에서만났다.

항상나에대한걱정이크다.

여러친구들이앉아있는자리.

막걸리잔을기울이다몇번을말한다.

오늘저녁성야미사라많이마시면안되는데.

몇번그소리를하길래아,내일이부활절이라는것을알았다.

나는물론그말에어떤대꾸도하지않았다.

살짝오른주기(酒氣)로집으로돌아온다.

집문앞에뭔가앙증맞게놓여있다.

계란이다.웬계란?

그렇지내일이부활절이니까,

성당에서가져다놓은것이겠지.

별생각없이가져다식탁위에놓았다.

오늘아침,작은아이가출근을한다.

마땅치않은아침밥생각에퍼뜩그계란이떠올랐다.

그거라도먹고가라.

그러나그말할틈도없이아이는빈약한아침을후딱먹고나갔다.

할수없지내가먹어야지.

일찍일어나아이출근시키고하다보니배도고프다.

계란포장을조심스럽게풀었다.

아,예쁘고앙증맞은부활절계란.

도저히까먹을수가없다.

그리고도져오는자책감.

나는무엇인가.

나는무엇을하고있는가.

여러시그널이전해지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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