楸子島로 간 林 준수 선배

선배는영영안돌아오실모양이다.

추자도들어간지언제인가.

1년도훨씬넘었다.

재작년겨울인가,북한산을한번갔었지.

추자도에서잡아냉동실에서꽁꽁얼린방어를갖고왔다.

일선사뒤자그마한바위에앉아칼로저며먹던그방어맛을잊을수가없다.

선배는그리고또후딱내려가서는서울올라올생각을앉고있나보다.

가끔씩문자메시지를보내는데,무슨도닦는사람같다.

걸출한글솜씨로구름같은삶속의세상살이를묘사하고계신다.

잊을만하면글을보내신다.

나는답신보낸지도오래된다.그저받아보고만있다.

이무심한마음.

오늘선배를다시본다.

조선일보에누군가천리포수목원에관한글을실었다.

천리포수목원하면임선배를빼놓을수가없다.

아니다다를까.

글끄트머리에임선배가나온다.

민병갈선생평전과천리포수목원에관한책을임선배가썼다.오래전이다.

황구스럽게내가제일먼저그글을봤다.

김국장,이글좀봐줘하면서던져준그글이책이돼나온것이다.

그게언제쯤이던가.천리포수목원에도한번같이갔다.

민병갈선생이머무시던거처에서하룻밤을묵었다.

"나무에게도슬픔을견뎌낼시간이필요했던모양…"

민선생돌아가신그이듬해,

그가생전에아끼고사랑했던’라스베리펀’이꽃을피우지않자

임선배는그렇게썼다.

이렇게아름답고적절한표현이또있을까.

아무래도안되겠다.

추자도로한번내려가야겠다.

이봄이가기전에.

임선배만나러.

"다시와본추자는먹구름에쌓여있습니다.

머리가학을닮았다하여귀족작위를받은학꽁치가

제철이지요.소생같은잡인이범접하기엔

너무지체높은어족이지만,입에땡기니어찌하리까."(12월9일)

선배는다시추자도로들어간모양이다.

추자동에서건져올렸다는방어반토막으로

북한산에서’연목구어’를한게얼마전인데,

이런메시지를받았다.

아직도그섬엔방어가제철이겠지만,

이제는학꽁치낚시에맛을들였나보다.

답신을보내야겠는데,

괜히선배의정신을혼돈케할것같아

망설이고있다.

추자도,그검푸른바다에넋을놓고있을

선배를생각하니그저먹먹할뿐이다.

"고금도절에서오늘계를받았습니다.

법명은유마.

주지스님을좋아하여1일3식,3일수행을했더니,

아침예불때5계를내리내요.

살생,도둑질,간음,거짓말은않겠다했으나

술에선대꾸를안했지요.

아,이를어쩌나"(12월13일)

이또무슨조화인가.

낚시하러간분이계를받았다니.

방어가,학꽁치가

어느새부처의모습으로다가오고있는것인가.

선배는이제세월을낚을채비를

하나하나준비중인것같다.

술에서망설이는것,

나에대한배려일것이다.

(2009년12월)

(2002년10월호주시드니.가운데가임선배.오른쪽은김영호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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