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저녁때귀가해서는누구누구를아느냐고묻는다.
가계에서어떤손님과얘기를나누다예전아내가다녔던직장이름이나왔고,
그분시아주버니가그곳에근무했다면서하는얘기다.
박석,누구누구하길래퍼뜩한분이생각났다.
이름뒤글자를얘기했더니아내가맞다고한다.
그분은1970년말,그회사에근무할때사장으로있었다.
참고로나도그회사에다녔고,아내와는사내결혼을했다.
아마도그분은강원도출신이었을것이다.말씨가참구수하고언변이뛰어났다.
당시박정희대통령이텔레비전에서그분이나와서하는토론을보고는
관심을기울일정도로말솜씨가뛰어났다.
갓입사한입장에서언감생심사장과대면키는쉽지않다.
그러나그분은나를잘대해줬다.
약주를좋아하셨는데,여러번주석에동행하기도했다.
사무실이당시비원부근이었는데,
언젠가는퇴근을하는데,차가한대다가와서는옆에선다.
사장님이다.
뭘그리빨리집엘들어가는건가.빨리타,어디가서한잔하자.
그러시던분이다.
박대통령이갑자기사망하면서그분도더이상의빛은못보았다.
1990년초에어느단체에서잠시있은적이있는데,거기서한번뵈었다.
그리고는잊고지냈다.그러다엊저녁에소식을들은것이다.
근황이궁금했다.아내가먼저말을꺼냈다.
듣고보니차라리안듣는게나았다.
치매로고생을하고있다는얘기였다.
손님,그러니까그분의제수씨가수발을한다는것으로미뤄
아마도혼자살고계신것같다.일흔을훨씬넘긴나이에.
어떡해야하나.소식을들었으니모른채할수도없는노릇아닌가.
잘생긴얼굴,서스럼없던호방한웃음,구수한달변.
그분의옛모습이새삼생각난다.
이인연을어찌할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