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덕 수용소’, 그리고 박 지원

북한의함경남도’요덕수용소’가북한체제에반하는사람들을

집단으로수용하는곳이라는것을듣긴들었다.

그러나말만들었지실제그곳이어떤곳인지는잘몰랐다.

어제,우연히KBSTV를보다그곳의충격적인실상을알았다.

늦게알아죄송한마음이다.

처음부터안봤기에어떻게만들어진프로그램인지는잘모르겠으나,

방송중에비친자막으로는폴란드에서만들어진것이강조되고있다.

굳이그것을강조하는이유가무엇인지는잘모르겠으나,

북한의실상을알리고인식시키는게그만큼어려운것인가라는생각이들었다.

적지않은탈북자들이나와그곳의충격적인실상을증언한다.

그리고그증언등을토대로만들어진연극’요덕스토리’가사실을뒷받침하고있다.

북한사람들의인권문제에대해여러말들이있지만,

가장기본적인것은그들이개가아니라사람이라는사실이전제돼야한다는점이다.

그리고나서체제니이념이니상황이니하는것들이적용돼야한다.

여러이유달필요가없다.

우선그들을살려내야하는게같은동포,아니같은인류로서의가장보편적인가치의실현이다.

그런데미국이나일본도아닌우리나라에서’북한인권법’제정이그렇게도어려운가.

왜어려운가를안다.이땅의어정쩡한종북주의자들때문이다.

그러나그종북주의자들의주장이이제더강해졌다.노골적으로나서고있다.

박지원이가그대표적인인물이다.

北인권법저지가자랑인가

이하원정치부차장

퇴임하는박지원민주당원내대표의10일기자회견기사를읽다가한참동안눈길이멈춰진단락이있었다.

"제1야당의원내대표가이런말을공개적으로하다니…"라는생각에몇차례되풀이해서읽었다.

박원내대표는이날"때로는험한인신공격과별소리를다들으면서북한인권법을저지한것을자랑스럽게생각한다"고했다.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개정저지와함께북한인권법이제정되는것을막음으로써"민주당의정체성과원칙을지켰다"는것이다.

그는자신의후임에게도’정체성과원칙’을지켜달라고말함으로써북한인권법저지에앞장서겠다는뜻을당당히밝혔다.

박원내대표가제1야당의원내대표로활동했던지난1년간정부·여당과민주당사이에는헤아릴수없을정도로많은일이있었다.

그중에서도특히자부심을갖는일로’북한인권법저지’를내세운것을그냥넘겨서는곤란하다.

박지원원내대표와민주당의원들이북한의열악한인권상황을모르지는않을것이다.

이미국내에정착한2만여명의탈북자들이자유를빼앗긴채생활하는북한주민들의삶에대해증언하고있다.

유엔과미국에는오래전부터’북한인권’만을전담하는고위급인사가있다.2004년에북한인권법을제정한미국에선올초’탈북고아(孤兒)입양법안’이의회에제출되기도했다.

그런데도박원내대표가’북한인권법저지’를민주당의정체성과연결시켜자신의업적으로내세운것은다(多)차원적의미를담고있다.

이전에는북한인권법제정을겸연쩍어하면서반대했다면,이제는당당하게’대표상품’으로내세우겠다는’선언’으로읽힌다.

북한인권법제정을주장하는이들을’전쟁론자’로몰아붙이고,천안함폭침(爆沈)이후에재미를봤던자신들의’화해세력’이미지를강화하려는전략이다.

박원내대표는2000년6·15남북정상회담의중요한설계자였다.

차기민주당대표를꿈꾸는그는남북정상회담을계기로한참동안정국의주도권을쥐었던2000년대초반상황을염두에둔것같다.

김정일이나김정은을만나"우리가목숨걸고북한인권법을막았다"며’통큰제안’을하려는계획의일환일수도있다.

그렇기에’종북주의자(從北主義者)’라는비판을두려워하지않은채이런말을하지않았을까.

다른측면에서볼때그의발언은민주당이북한인권법제정반대를밀고나갈정도의세력을규합했다고도볼수있다.

지난달한방송사토론회에나와’반(反)북한인권법’입장을밝힌사람들에게충격을받았다는이들도적지않다.

박원내대표의이발언은당권(黨權)투쟁에빠진한나라당에서는논란조차되지않았다.

그가과반수의석을보유하고있으면서도법제정에실패한한나라당을비웃었지만,여당의누구에게서도제대로된반박성명하나나오지않았다.

한나라당은북한인권법이대한민국의정체성을지키는중요한기둥이라는사실을깨닫지못해야당원내대표가조롱하는대상이됐다.

이런집권여당에실망하는국민이늘어나는것은이상한일이아니다.

(조선일보5월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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