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사무실로왔다.
그친구딸결혼식이내일인데,
내가참석할수가없어얼굴이나보자고청한것이다.
마침점심무렵이다.
어디로갈까고생각하다가그집이생각났다.
순두부집.
선릉올라가는곳에있는데몇번가봤다.
퍼뜩그집이생각난것은술생각때문이다.
그집은좀독특하다.날계란을양껏마음대로먹을수있기때문이다.
순두부찌게에넣어먹어라는것인데,
아예테이블위에계란을수북하게갖다놓은집이다.
언젠가저녁때한번그집엘들렀는데선배는막걸리,나는소주를시켰다.
소주가나왔길래따르려고보니날계란이보였다.물컵도참하게보였다.
물컵에소주를따르고날계란을하나깨넣고는섞어마셨다.
순전히날계란과물컵때문이다.
날계란을소주에잘섞어마시는어떤선배가생각나기도했고.
자리를잡고는친구는맥주,나는소주를시켰다.
종업원은소주주문하는나를보더니대충알만하다는눈치다.
소주한병으로는물컵으로딱두잔이다.
그러나계란은하나다.첫컵에하나깨넣은것으로두잔까지마시는것이다.
물컵으로소주두잔이니친구맥주도두병이어야맞다.
그렇게해서마셨다.
이런얘기,저런얘기하면서마시니어느샌가알딸해졌다.
한잔더하자했더니,친구왈,
딸래미결혼이내일인데이렇게퍼져앉아마실수가없다고한다.
맞는말이지만자꾸당기면끌려올친구다.
그러나그렇게하지않았다.내가술이오르고있었기때문이다.
아침컨디션이별로안좋았는데,
그래서일까,주기가썩그렇게달갑지가않다.
친구를보내고사무실로왔는데,그때부터헤매고있다.
일도손에안잡히고우왕좌왕한다.
커피만벌써세잔째다.
오랜만에하는낮술인데,좀낮설다는느낌이다.
낮술이’설주’라고들하는데그래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