宋 성문 선생과 ‘정통 영어’의 추억

오늘아침신문을보다반가운한분을만났다.

송성문선생이라고,영어의교재집필과가르침으로일가를이룬분이다.

선생과는직접적인것은아니지만인연은있다.

1960년대중후반고등학교시절,그때선생이내가다니는학교에계셨던것이다.

입학한그해다른학교로가시는바람에직접배울기회는없었다.

그러나그때이미선생이집필한교재가나왔었다.

‘정통영어’라는책이었다.그책을전후해나온게핵심만을추린

‘정통핵심영어’라는책인데,

아무튼우리들은그책을전가의보도인양여기면서영어를익혔다.

어떤친구는그책을콘사이스사전과함께씹어먹었다는얘기까지나돌정도였다.

시골학교지만그래도주눅들지않고영어를잘익힐수있었던것은그책과

학교선생님들덕분이다.

대학을거쳐사회로나오는과정등에서영어로그렇게속을섞히지않았던것도

순전히그덕이라생각한다.

그러나영어는어렵다.

특히하면할수록어려운게영어다.짦은경험을통해안것이다.

젊었을적,영어업무를잠시한적이있다.

쓰는일,말하자면writing이었는데,그게참이상했다.

처음뭣모르고할때는그렇게도술술잘풀리고잘쓰여졌다.

그런데좀알고나면서부터는꽉막히는것이었다.

제일먼저타이프라이터부터익혀라.

교본이있지만,당시선배가가르켜준문장이있었다.

Itisagoodtimeforustogoto…

대충이런문장이었는데,그안에모든알파벳이다들어가니

그문장만줄창쳐자판안보고도칠정도면타자는익혀진다는것.

정말그렇게되는것같았다.그문장을자판안보고칠무렵이되니까,

타자로뭘쓰고싶어근지러워지는것이었다.

그리고한1년간은영어글을쓰는게재미도있고생각대로되는것같았다.

그러나그후부터는완전히헤매는시간이었다.

어려웠다.도무지늘지도않았을뿐더러영어에무지한그모든게

거대한장벽처럼가로막는것이었다.

결국한7년쯤하다다시우리글쓰는쪽으로돌아왔다.

지금생각해보면무엇을믿고그런일을했을까싶다.

물론어떤사정이있었지만,어쨌든우리글로쓰다가영어쪽으로바꾸는게쉽지않다.

기자들중영문학을전공하지도않은내가그걸감행한것인데,

뭔가영어에대한어줍잖은자신감같은게있지않았을까하는것,

그리고그어줍잖은자신감은바로고등학교때그책들로배운영어가바탕이되지않았을까하는생각이다.

물론그어줍잖은자신감과실력이결실을거두지는못했지만,그과정에서좋은경험을했고

많은것을알고배웠으니결코후회할일은아니란생각이다.

80줄연세의송성문선생은이제수석의깊은경지에빠져들었다고한다.

선비처럼살고싶어서란다.

오늘아침,그기사를보면서선생으로부터뭔가를다시배워가는느낌이다.

삶의지혜같은것이다.선생은나에게지식을주셨다.

그리고이제는지혜를가르치고있는것이다.

(조선일보5월1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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