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태어난아이의병명은’유미흉,’
영어로는스폰테이너스카이로쏘락스(SpontaneousChyrothorax)라는것이었습니다.
림프관이이유도모르게새면서림프액이심장에고이는병이었지요.
지금은어떨런지모르겠습니다만,1982년그때는세상에듣도보도못한병이었지요.
서울역뒤소화병원에계시던차석규박사는나에게아이를포기하라고했습니다.
살수없습니다.그러니포기하십시요.그러나나는이병을연구중입니다.그러니나에게맡겨주십시요.
선선하게그러고마고했습니다.이왕살수없다는병,하는데까지해보는수밖에방법이없었지요.
그러나아이는곧서울대학교병원으로옮겨졌습니다.임상병리학교수로있던친구덕이었지요.
서울대학교라해서별다른방법이있을리없지요.
그저매일가슴에꽂은파이프로림프액이고이지않게흘러나오게하는방법밖엔없었지요.
주치의가그랬습니다.
이건방법이없다.할수있는일이없다.
역시포기하라는말이었습니다.
그런상태로20여일을넘겨가니아이는피골이상접한해골의모습이었습니다.
탈지분유만먹이니,갓태어난신생아의영양상태가어떻했겠습니까.
퇴근길,술한잔먹고병실에들렀는데,아이를안고뛰어내리고싶은극단적인생각까지들었습니다.
어느날장인어른이오셨습니다.물병하나를들고서입니다.
김서방,다른방법이없을것같으니이걸로한번해보자.
그물은당시골육종을앓고있던장모님을위해프랑스루르드에서떠온물이었습니다.
그물얘기는들어서잘알고있었습니다.마리아께서현생하셔서파보라고한곳에서나오는물이었지요.
간호사인여동생이그물을주사기에넣어아이입으로몇차례주입했습니다.
간절한기도같은건생각나지않더군요.그저그러려니했습니다.설마라는생각도들더군요.
아이는그물을먹은뒤뉘여졌습니다.그리고한십여분지났을까,여동생이조용히말했습니다.
봉걸이얼굴좀봐,봉걸이얼굴좀봐.
봉걸이는그아이의료보험적용을위해병원창구에서급조해지은이름입니다.
봉걸이의얼굴이붉게피어오르고있었습니다.
4인용병실의다른보호자아주머니들도곁에와확인했습니다.
그다음날부터림프액은더이상나오지않았습니다.참신기했습니다.
매일찍는엑스레이에도잡히지않았습니다.
아이는그리고십여일후퇴원했습니다.
아이는허약했지만,그런대로잘자랐습니다.
군대까지다녀왔습니다.
오늘저녁에갑자기이얘기를적고싶은생각이간절했던것은
그아이가다시환난에처해있다는것입니다.
은총을모르고살아온죄스런나는부끄럽지만.
또다른은총을기구하고있습니다.
마리아님,이제와저희죽을때저희죄인을위하여빌어주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