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무상망(長毋相忘)’
무슨말인가.
‘오래서로잊지말자’는뜻이다.
이글자를전각으로해찍어놓으니,
그방면에과문한입장에서알리가없다.
자칭’학구열’이많은친구노모군이가만있을리가없다.
야,전교수책에찍혀있는그글씨무슨자고?
지난23일,국민대를경유해북한산으로올랐다.
전날,노모군의제안성전갈이있었다.
전교수방에들렀다가자는것이다.
모두6명이올랐는데,반은그냥오르고반은전교수연구실에갔다.
융숭한대접을받았다.
東春선생의녹차도얻어마시고,
전교수가근자에펴낸책도한권씩얻었다.
그책표지에찍은전각체의글씨가바로’長毋相忘’이다.
노모씨에게모른다고했더니궁시렁거리더니이내전교수에게
물었던모양이다.그리고는어디서퍼담았는지메일로그내용을전해왔다.
아래는친구의메일내용.
‘세한도’오른쪽위에화제(畵題)를보면"추운그림일세,우선(藕船),이것을보게,완당"이렇게적혀있습니다.완당은김정희이고우선은제자이상적입니다.
매년중국에서까지가서마련한책들을자신의유배지까지보내준제자우선이상적에게완당이감사의마음을그려보낸그림입니다.
늙은소나무옆에곧은젊은소나무를봐도알수있지만화발에서공자의문구를인용하면서“한겨울추운날씨가된다음에야소나무,잣나무가시들지않음을알수있다”며늘한결같은제자의마음씀씀이에대한감사의마음을표현하고있습니다.
이런그림을받은제자이상적의마음은어땠을까요?이상적은‘세한도’를받아보고답장을보냈습니다.
간략히소개하면“‘세한도’한폭을엎드려읽으매눈물이저절로흘러내리는것을깨닫지못하였습니다.어찌제분수에넘치는칭찬을하셨으며〔…〕참으로과당하신말씀입니다.”
스승의글과그림을엎드려읽으며스승의쓸쓸함과고뇌에대해어떻게할수없어눈물로읽어내는제자의막연함에저스스로숙연해집니다.
‘세한도’오른편아래구석에한문장이찍혀있습니다.아마제자이상적이찍어놓은것으로추정되는인문은‘장무상망(長毋相忘)’입니다.2천년전중국한대의막새기와에찍혀있는명문인데금석학에조예가깊었던이상적이스승에게받은그림에그냥넘어갈수없었던모양입니다.
장무상망‘오랫동안잊지말기를!’이얼마나가슴벅찬글귀입니까?각박한세상에서그누구에게‘영원히서로잊지말자’는맹세를받는다면얼마나가슴뭉클하겠습니까?
노모군의메일을통해그내용을읽어보니나도뭉클해졌다.참좋은내용의글이다.
자타가공인하는소나무박사인전교수는전각에도남다른조예를가진모양이다.
한6개월공부하고저정도로새겼다면누가믿겠는가.
전교수는연구실을방문한우리세명에게책을선물하면서일일이서명을해준것은물론,
먼저산에오른3명의동기들에게도전해달라면서똑같은정성으로책을전했다.
대단한정성이다.
장무상망,이말을지금에서다시음미해본다.
우리동기들끼리도서로서로오래잊지말기를바라는마음이다.
SerenadeMelancolique-Tchaikovs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