祈 禱

묵주기도를바치고있다.

절실한기도다.

내생전처음이다.

인간은어려운일이닥치면결국어디엔가매달린다.

마음먹기에따라여러가지에매달린다.

자포자기심정이라면술에매달릴것이다.

지푸라기라도잡고싶은마음이라면신앙에의지할것이다.

나는이양단모두에매달리고있다.

그러나술은결코해결방안이못된다는것을안다.

그렇다고안마실수는없다.

마시고취해가는것,그것은흡사정신의마취과정과같다.

어느순간부터걱정은별것아닌것으로둔화되고잊혀져간다.

그렇다고걱정이사라지겠는가.

술이깨면걱정의강도는훨씬더심해진다.못견딜정도다.

그래서술은마시지만,걱정해소의수단으로생각하지않는다.

그것을알고난후특히혼자서는좀처럼마시지않는다.

어느날인가,묵주기도를바치고있는아내를보았다.

아내의심장도이미흙빛으로변했을것이다.

나도모르게묵주가나의손에쥐여져있었다.

아내는안나가던성당에도나가기시작했다.

나의기도는단순했다.

불쌍한영혼을보살펴달라는것,

그리고더이상의어려운처지를모면케해달라는것.

오늘로49일째다.

이제기도는일상이됐다.

아침저녁,아파트뒤논길을산책할때가기도시간이다.

한시간반정도를걷는데,10단정도를바친다.

그리고버스를탄다거나,전철을탔을때도예외가없다.

거기서도묵주기도10단을바친다.

어느날,뭔가머리를탕쳤다.

그러면서텅빈머리속에한줄기빛이느껴졌다.

예수께서는다가올환난을예감하고겟세마니동산에서간구를한다.

아버지,그잔을저에게서거두어주십시오.

그리고덧붙이는말.

그러나아버지,아버지뜻대로하십시오.

나는오늘도절실히간구하며빈다.

그리고반드시당부드린다.

주님,그러나이모든나의바람,

당신의뜻대로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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