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를좋아하기는합니다.
사람보다나은개를본적도있고요.
그러나여태껏키워본적은없습니다.
예전에고향집에개가한마리있었습니다.
‘도마’라는이름의스피처종인그개는아버지가키우셨습니다.
일년에한두차례,방학때내려가면보던개였는데아직도기억에선명합니다.
도마는아버지가갑자기타계했을때,집을나가선돌아오지않았습니다.
지난토요일,과천대공원에서고등학교동문산행이있었습니다.
많이들나왔습니다.
개가한마리있었습니다.산행대장을맡고있는후배가데리고나온개인데,
듬직하면서도준수하게참잘생긴,이름이’테리’라는개였지요.
청계산을오르는데테리는줄곳앞장을섰습니다.
‘일박이일’에나오는’상근’이처럼느껴져상근아,상근아하니까잘따랐습니다.
테리에게쏟는후배의정성또한참친근하고정감이났습니다.
대하는게자식꼭같았습니다.용변을보게할때도마칠때까지지켜봐주더군요.
주인의그정성에보답이라도하듯테리는보기에애도태우지않고말도잘들었습니다.
산행을마치고내려와가진뒷풀이에서도테리는단연인기였습니다.
그에부응이라도하듯테리도큰덩치를흔들어대며즐거워했습니다.
(5일동문산행에함께나선테리와후배산행대장)
오늘아침동문산악회홈카페에들어갔다가충격적인소식을접했습니다.
산행대장이올린,테리에관한얘기였는데테리의엄마가죽었다는것입니다.
이게무슨얘긴가고봤는데하도담담하게써놓아,
처음에는무슨얘긴인지실감이나질않았습니다.
그러나사실이그랬습니다.테리의엄마인루시는7년전부터유방암의일종인
유선암을앓아왔는데,지난해에그에이은악성종양에걸렸답니다.
몇차례의수술에도불구하고차도가없는데다
최근출혈과통증이너무심해어제안락사를시켰다는것입니다.
그게어제라니,산행그다음날아닙니까.
테리는엄마갈줄도모르고즐겁게산을올랐다는것인가요.
개이야기지만참가슴이아픕니다.
홈카페에올라있는후배의글을소개해봅니다.
루시는7년간을우리곁에머물다갔다,짧다면짧고길다면긴….첨에는달리는모습이하도날렵하고해서별명을"화살"이라했다.산에도많히다녔다,관악산,청계산,광교산,우리집옆모락산…그렇게우리집에서살다가최근에는마산시골집에한2년간살았다.내가내려가서집앞에주차해놓은차의문이잠시열리면잽싸게차에타서는한사코내리지않으려고하던넘이다,나를따라서서울로가겠다는것이다.
아버지와그렇게친하던넘인데도내가가고며칠간은차소리만대문밖에서나면대문가로쫓아가서문틈으로보곤했다는넘이다,혹시내가왔을까싶어서…
작년초에악성종양에걸렸다
그래서돈을보내줘서수술을하게했다,그런데이넘이다른사람차는
한사코타려고하지를않아수의사가집으로와서수술을했다
다시재발을해서서울로데려와서는몇차례수술을했는데도계속재발하고하여
오늘안락사를시켰다……회복하지못할병으로계속종양이터져피를흘리며
고통속에조금더사느니그게낫겠다싶어그랬다..
루시야~내하고같이가자~하니깐자기마지막길인줄도모르고좋다고따라나서는
모습을보니마음이에렸다….
다음생에서는사람으로태어나길빈다…
지나치게영특하고지나치게착했던루시….
(지난2005년5월백운산을올랐던테리의엄마루시가주인인후배산행대장앞에앉아있다.루시는6일안락사로생을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