同 病 相 憐

버스를타비어있는자리가많으면즐겨앉는자리가있다.

제일뒷좌석바로앞이다.

뒷바퀴가있는곳이라다른자리보다좀높다.

그래서버스안이훤히보여좋다.

이자리에앉아하는묵주기도가특별히좋다.

묵주기도는거진일상이되었다.

스마트폰에다운받아놓은기도문을이어폰으로듣고따라하는데,

주로버스나전철등이동간에한다.

오늘도버스를탔는데,내가좋아하는자리는다른사람차지다.

제일뒷좌석가운데자리에앉았다.그자리도좋다.

이어폰을귀에꽂고눈을감는다.

오늘은’빛의신비’부터다.

기도문은귀에낭낭한데,머리속은딴생각이다.

바라고기구하는것에대한생각이다.용인에있는자식도그렇고.

감은눈을뜨고보니옆자리인기척이느껴진다.

어떤여자분이앉았는데,손에묵주를들었다.

가만보니그여자분도묵주기도를드리고있었다.

눈을감고기도문을외고있어내가쳐다보는것도모르고있었다.

그표정이절실해보인다.

그무렵,바로앞자리에자리가났다.

조금눈치를보다가냉큼그자리에가앉았다.

앉은자리뒤에바로그여자분이앉았다.

그여자분의기도하는느낌이전해지고있었다.

그리고얼마후,내건너편에자리가비웠다.

그여자분이조용히일어나그자리에앉았다.그리고또기도.

기도를드리는표정이애잔해보인다.어떤기구일까.

‘빛의신비’가끝나고다음’고통의신비’로넘어가면서

성호를그었다.그순간을그여자분이봤다.

눈이마주쳤다.애잔한표정,그리고애잔한눈길.

동병상련(同病相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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