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없는 하루

정신이잘없어지는나이다.

추워서인가,그증상이요즘들어좀심해진느낌이다.

당연히있어야할휴대전화가없다.이리저리뒤져도없다.

대문을나오면서도생각했던휴대폰이고,

분명히호주머니에넣고나왔다고확신했는데없다.

이미버스안이다.

당황스럽다.전화올때가많은데이걸어떻게해야하나.

체념하는수밖에없다.

사무실.

아내에게전화를했더니,성화다.

왜그리전화를받지않느냐는것이다.

사정을얘기했더니,웃는다.그러면서하는말.

오늘하루좀편하겠구려.

아닌게아니라휴대전화가없으니정말편했다.

전화는그렇다치고,시도때도없이삑삑거리던문자메시지신호를안들으니편하다.

딱히기다리는전화가없는데도,

어디서오겠지하는’조마스런기대감’도없으니마음졸일일도없다.

그래서더편하다.

왜편할까.

문명의이기라고하지만,궁극적으로우리들은그이기의포로가되고있다고흔히들말한다.

휴대전화없는하루,나는포로에서풀려난것이라서그럴까.

편한생각에엉뚱한생각마저든다.

휴대전화를아예없애고안가지고다녔으면하는.

그건결단의문제일까,선택의문제일까.

결단의문제라면자신이없다.그렇게모질지못하기때문이다.

휴대전화가없으니편하기는한데아쉬운게있다.

백수십일전분터묵주기도를해왔다.

어느기간이지나면서그냥묵주기도만들어오고있다.

내휴대전화,그러니까스마트폰이바로묵주기도다.

스마트폰에묵주기도문을저장해놓고듣기때문이다.

출퇴근시버스안에서는그게습관이됐다.

묵주기도10단정도를들으면목적지까지도착한다.

그렇게해서하루출퇴근을하면서20단을듣는다.

그걸못들으니무슨죄를짓는기분이다.

그런데,어느순간마음이편해졌다.

하늘에서들리는소리.

"아가야,오늘은하루좀쉬어도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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