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 천 댁

‘순천집’

여의도국회의사당옆,남중빌딩지하에있는오래된밥집이다.

그저께그빌딩에있는국민일보사우회에들렀다가소주한잔한집이다.

좀허름해도맛은있다.

선배님은그런말로앞장을섰고,나는따랐다.

메뉴고뭐고볼필요도없단다.

‘시골돼지김치찌게’하나면족하단다.

같이간이국장이하나를더추가한다.생두부김치.

왜시골돼지인가.돼지가도시것도있는가.

주인아주머니왈,시골돼지가있다는것이다.

하여튼있다는데더이상뭐라할수없다.맛이말해줄것이다.

구수하다.찌게가구수한데서촌냄새를느낄수있다는것인가.

돼지고기도두툼하다.시골돼지라서그런지육질감도좀부드럽다.

아무튼구수하고고기가두툼하고부드러우니소주안주로서는안성맞춤이다.

밥집풍경도눈에익은분위기다.아무렇게나써붙여놓은메뉴를보니웃음이난다.

그보다더시골적인것은주인아주머니다.

아무렇게나말을받아주곤또아무렇게나대꾸를한다.

별생각없이말을듣고한다.표정도무표정이다.

대신일을멈추지는않는다.일을하면서말을받고하니그럴것이다.

좀유심히보다한마디했다.

아주머니는하루종일일만하요?그일좀멈추고말좀하소.

쳐다보지도않고하는대꾸.

뭐할일이따로있는감.그저묵고사려면하는짓이나해야지.다른짓하면씰데없는잡생각만생기고.

언뜻보니무우를썰고있다.

아줌마,그무우밑둥좀썰어주소.안주로하게.

그말에언뜻눈길을준다.왠일인가.

무우를안주로요?속쓰릴것인데…

괜찮다고했더니,먹기좋게썰어다내놓는다.

무우를안주삼아소주한병을마셨다.

스마트폰으로사진한장을찍었다.아줌마는거들떠보지도않고그저묵묵히일만한다.

아줌마,사진한장찍었소.허락도안받았는데,괜찮지요.

아줌마가웃었다.두어시간앉아있으면서처음보는웃음이다.

괜찮소.내가뭐대단한것이라도돼요?찍어주니고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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