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좀지어와라.기침.오한.쑤심"
마누라에게보낸문자메시지.
"응"
마누라의답.
피식웃음이났다.모처럼웃었던가.
드러누워끙끙앓고있었지만,마누라의그간단명료한답이우스웠다.
딱히언제부터,무엇이계기가돼이렇게혹독한몸살감기에걸린줄모르겠다.
봄답지않은날씨에한며칠오한정도는느꼈었다.
금요일아침이좀이상했다.몸이자꾸오그라드는느낌이랄까.
정신도혼미해지는것같고.
그런몸상태는출근길에이상한형태로나타났다.
신도림역에서가산디지털단지역으로가는데,인천방향전철을탄것이다.
한참을지난후에야잘못탄것을알았다.물어보니사람들이잘모른다.
그때부터초조해지기시작했고,정신이더몽롱해져갔다.
구로역으로돌아가천안방향의것을타라.겨우답을얻어그곳으로가고있을때는,
이미줄근시간을훨씬넘기고있었다.
출근한지며칠된다고지각인가.
그런자책감과초조감이몽롱한정신상태를더복잡게했다.
거기다바람몰아치는날씨는왜또그리추운가.
지금생각해보면사단은아마도여기에서비롯된것이아닌가한다.
또하나.
표정이좋지않았던모양이다.국장이그런말을건넨다."선배님,어디편찮으세요?"
아니라고할수도없고해서그냥감기기운이좀있다고했다.
그런데그때부터기침이시작됐다.짧지만계속이어지는기침.
점심을먹고들어왔는데,국장이또한말한다."선배님,그냥들어가시죠."
이무슨말인가.내가그리도병색이란말인가.괜찮다고했더니국장하는말이걸작이다.
"선배님편찮은것과별도로보시다시피여기공간의공기가별로좋지않습니다.
다른직원들감기오를수도있고…"
웃으며들었지만,되씹어보면맞는말이기도하다.
국장건강상태도안좋다는얘기가언뜻생각났다.
결국조퇴를했다.조퇴후집으로오는데,그때부터온몸이결리고오그라든다.
지독한기침에두통까지.
집에와서는드러누웠다.겨울조끼까지걸쳐입고.
몇시간을그렇게누워있었는지모르겠다.
토요일아침,좀괜찮은것같았다.
만용을부렸다.일산우체국가서물건을찾고사무실로출근.
그리고이수역부근에서여럿이들모인장소에서점심을먹으며맥주한잔.
내가감기라해도가만두지않을것이었다.감기는통과의례라는게있다.
어느정도시간경과가요구되는게감기에대한나의어줍잖은지론이다.
그것을무시하고아무런것도아닌양천방지축으로다녔으니,
감기가가만있을리있겠는가.
집으로오는데,끙끙대는신음소리을낼정도였다.집에와도어떻게별방법이없다.
그냥드러눕는것이다.
소파에드러누워몇시간을혼미한상태로몸살감기를받아들이는수밖에.
저녁이다가오면서도저히견딜수가없다.결국마누라에게문자를보낸것이다.
약좀지어오라고.
마누라가왔는데,투덜댄다.약국이전부문을닫아약을살수없었다.
쌍화탕두병만사왔다.
그래?그래도그게어딘가.마누라는냉장고와약상자를뒤져약을찾는다.
큰애가먹던약을갖고온다.아이고싶었다.2008년조제된약이었다.
결국쌍화탕한병을먹고누웠다.하도아프니잠이올리가없다.
엎치락뒤치락거리면서비몽사몽을헤맸다.별요상한꿈이언뜻지나가기도하고.
오늘아침,
역시그렇다.특히목과허리부분이쑤시고결려운신을할수가없다.
그래도일요일아침아닌가.일단벌떡일어나보자.
이부자리개고,창문을활짝열어본다.
오늘이D+3일이니,이제지나갈만하지도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