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며칠 아파보니

요즘감기지독하다는얘길들었지만,막상겪으니실감이난다.

감기는전조가있다.뭔가킁킁거리는마른기침도한징조다.

지난주수요일저녁인가,나이드신교수출신분들과회식을가졌는데,

처음보는면면들이라어색함을어떻게좀해보려고나름애를썼다.

이과정에서킁킁거리기시작했다.대화도중에한뜸을들이는데는킁킁이좀유용하게쓰인다.

킁킁을핑계로술도좀마다하기도했는데,아닌짓거리를한탓인가,

회식이끝나고집으로가는길에킁킁이실제기침의감으로다가오기시작했다.

그러려니했다.봄답지않은날씨탓이려니하고크게신경을쓰지는않았다.

그러나그렇게치부할일이아니었다.다음날부터완전감기모드에휩쌓이기시작한것이다.

온몸이맞은것처럼결리고쑤셔온다.정신이멍하고눈두덩이가뭔가에깔려진듯무겁기짝이없다.

그리고간단없는고약한기침에콧물까지.아침에출근을하는데,

멍한정신탓인지환승역을잘모르겠다.결국은잘못타가지고우왕좌왕.

참으면되겠지.참자.감기는시간이라고했다.그시간만넘기면된다.

그런생각으로버텼는데,도저히안되겠다싶어퇴근후저녁늦게

마누라더러약을지어오라고해서먹었지만별무효과.

사무실에서도도저히기동을할수가없다.출근한지얼마되지않아모든게낯선마당에

우왕좌왕,앉았기도서있기도못하고왔다갔다하니좀이상한사람으로보였으리라.

결국오후에병원행.주사도맞고처방약도받고치료모드로들어갔는데,그럴싸해보였다.

주사맞고얼마안있어몸이좋아지는걸느꼈기때문이다.

글쎄,그렇다니까.내몸이어떤몸인가.촐싹대기는…

하루정도약을먹고집에서쉬니좀나아진것같았다.약많이먹어좋은게없다.

그리곤약을끊었다.감기는시간이라고믿고있었던터라전조가좋길래쉬이가라앉을줄알았다.

하지만그게아니었다.지난주금요일저녁,선배와저녁약속때문에광화문으로나가는데죽는줄알았다.

눈두덩이가다시무거워지면서몸이옴싹쫄아드는것이었다.

정신이노래지면서코안으로는특유의감기냄새가진동을하고.

재발인지뭔지는모르겠지만,하여튼감기는아직기승을부리고있었던것이다.

그저께와어제종일,감기기운에휩쌓여지냈다.

기침이나쑤심,결림같은것은덜한데,기분이안좋은것은정신상태이다.

뭔가몽롱하면서한겹너머의세상에있는것같은어두운느낌,이상태가지속되고있는것이다.

몸이왜이럴까.

감기몸살때문으로생각하면서도뭔가다른이유때문일것이라는막연한느낌.

생각의과잉도그한가지이유일터.생각도그만한커패서티안에서수용이되고정리가될것이다.

그범위를넘어버리면생각이아니다.몽상이될것이고잡상으로머리가뒤집힐수도있을것이다.

술도빼놓을수없다.술이이상한모습으로나타나고있기때문이다.

평소하던짓을멈추면반대급부적으로따르는후과가있게마련이다.술도마찬가지라는생각이다.

그렇게자주,그리고많이마시던술을안마신지가보름을넘어가고있다.

어쩌다가그렇게됐는데,이게좀마음에걸린다.

내가이래서야되는가하다가아,그래서몸이이렇구나하는나름대로의결론을내리기도한다.

술을마시자.그래,몸상태와관련해서는이제껏늘그러질않았던가.

이런마음가짐으로몇차례의도적인술을마시려했다.

그러나이상했다.술이넘어가질않는것이다.한잔마시기도힘들었다.

엊저녁엔작심하고가자미식혜를안주로소주를마시고자했는데,한잔도마시질못했다.

도무지술맛이나질않을뿐더러,마시기가싫어지는것이었다.

그럴수도있을것이다.감기몸살후유증으로나타날증상일수도있다.

나는좀당혹스럽다.지금도감기는떨어지지않았지만,

감기때문에,그리고그후유증치고는좀오래지속되는게그렇다.

이러다영영술맛이돌아오지않으면어쩔까하는우려도그렇고.

술안마시면좋아할사람많다.나자신에게도여러모로좋을것이다.

그러나나는평소대로돌아갔으면싶다.감기도걸리고술도마시고…

모를일이다.오늘저녁다시술발이살아나코가비뚤어지도록마시게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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