易 地 思 之

선배들은논설위원,그리고나는취재부서쪽의차장이었다.한분은언론계대선배였고,한분은중견소설가였는데,같이들잘어울렸다.나는취재부서에있었지만,읽을거리글들도많이썼다.그런글들은주로외신이나,외국잡지등을통해서썼는데,이일이곧잘논설위원선배들과겹쳤다.어떤경우엔한외신잡지에실린글을같이쓰는바람에혼선이빚어지기도했다.그리고어떤경우에서였는지는잘모르겠는데,내가그런읽을거리기사와관련해선배들의글을데스킹하는입장에있었다.나는좀’엄격’했고그게또재미있었다.선배들에게기사고친부분을설명해줄땐어떤우쭐감같은것도있었음을고백한다.결국그문제로인해어떤선배와는얼굴붉히는지경까지가기도했다.나는’일’을들이대며,나의합리성을강변했다.

고정칼럼난을하나맡았다.첫글은잘넘어갔다.편집국장으로부터좋은말도들었다.두번째글.주제가좀민감한글이었다.결론을내기가곤란한글,결국두루뭉수리하게끌고간글이었다.글을넘기고홀가분한기분으로좀나갔다오니국장이신문대장을들고내자리에왔다.글이좀곤란해서고쳤다는것.순간얼굴이화끈해왔다.국장은고쳐서미안하다는말과함께고친이유를설명했다.그설명이귀에들어올리없다.알았습니다.그렇게하시지요.할말은있었다.칼럼기사는원래그런것이다.명쾌한결론을낼수는없다.그것은읽어본독자들의몫운운하는내용이었으리라.신문은결국그렇게해서나왔다.신문은펼쳤봤지만,내기사는대충훑고지나갔다.눈에들어올리가있겠는가.

이런나의처지는거진20여년만이다.20여년전내입장과지금의내입장이바뀐것,20여년전그선배가바로지금의나,이게바로易地思之가아니겠는가.내앞에서전전긍긍하던그선배의얼굴이떠오른다.어디전화번호라도찾아봐야겠다.약주한잔대접해드렸으면좋겠다.할말도많을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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