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츠필리파이는대학교청소부다.유고서미국으로망명한이주민으로,미국에온후2000년뉴욕컬럼비아대학의청소부로취업한다.먹고살기위한청소부취업이었지만,한편으로고국에서못다한학업에의동경도있었다.컬럼비아대학은그런필리파이를학생으로받아들인다.청소부였지만,그는정규직노동자였다.학교에서는그의처지를감안,수업료를면제해주는등학업에지장이없도록보살펴줬다.고전문학을전공한필리파이는지난13일컬럼비아대졸업식에서12년만에학사모를쓴다.그것도우등생으로.며칠전짤막하게보도된뉴스다.

이뉴스를접하면서대비의관점에서떠올려지는게있다.비슷한시점에다시대두된홍익대청소노동자들의처지다.이들은지난해학교측의집단해고로인한49일간의농성끝에해고철회조치를받아냈다.용역회사소속으로된,열악한처지의해고철회였지만,어쨌든사회적약자인이들의권익이일정부분보장된결과였다.그러나학교는가만있지않았다.이른바‘뒤끝소송’을제기한것이다.작년5월의일이다.요컨대청소노동자들의집단농성으로인해학교가손해를봤다면서,이들노동자들을대상으로2억수천만원에달하는손해배상청구소송을낸것이다.‘손해’의내용은이렇다.농성으로인한교직원들의비상근무에따른교직원식대,교직원비상근무용담요구입비,비상근무에따른수도료및전기료,교직원특별근무수당등등.가관인대목도있다.나중에빠졌지만‘교직원술값’까지물어내라는것.

이소송은그러나올해4월19일법원에서기각을당했다.해고의책임이학교에있는만큼,그로인한손해배상청구는부당하다는게법원의판단이다.‘상식의인정’이라는여론이우세했다.그리고홍대청소부사태도그쯤에서마무리되는듯했다.그러나학교는끈질겼다.지난10일서울고등법원에기각판결이부당하다면서항소를한것이다.끝까지가보겠다는심사다.홍익대청소부들은다시학교정문앞에서천막농성에들어갔다.항소가제기된상태라재판이이어지겠지만,이들은다시막막한상태로농성에들어간것이다.손해배상청구에가려져있지만,이들을더욱고립시키고있는사안도있다.학교측의복수노용허용으로인한단체교섭권박탈이그것이다.

홍익대측손해배상청구소송의대상은이들청소노동자들이다.학교측이가사항소재판에서이겨이들로부터손해배상을받으면,그돈은이들열악한처지의노동자들호주머니로부터나와야한다.그게과연이긴재판이라고할수있을까.물론학교측입장이전혀몰이해적인것은아니다.농성과정에서생긴물적피해와실추된학교명예등과관련해그저손놓고있을처지가아닌줄은안다.그러나1심재판부의기각판정으로,이미홍익대청소부문제는법으로서의재단이다소무리수였다는것이입증됐다.그무리수를다시한단계높인학교측의처사를보면서홍익대는자칫소탐대실의우를범할수도있다는생각이든다.보다더큰것을잃을수있는것이다.무엇보다사회적비판과냉소,그리고그에따른학교의이미지손실을생각해야한다.그게재판승소보다는훨씬더큰부담으로작용할것이다.홍익대는그점을결코간과해서는안된다.

김영철편집위원darby@kyosu.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