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리 디킨슨의 肖像
평생내성적인은둔의삶을살면서사랑과죽음,이별,천국등을소재로주옥같은시를남긴19세기미국의천재시인에밀리디킨슨은,그은둔적인생애만큼이나미스터리한분위기를갖고있는시인이다.우선그녀의시들이그렇다.그녀의시는제목이없다.평생2,000여편의시를남긴디킨슨이었지만,어느시에도제목을달지않았다.왜그랬을까.그것은본인만이알겠지만,후대의평가는결국스스로를감금시키는그녀의청교도적인은둔과소외의삶에그연유를두고있다.말하자면그녀의시는보여지기위해쓴것이아니라,그녀의심상을반영한자기기록이었기때문에따로제목을달지않았으리라는추측이다.

대신디킨슨은제목대신작품번호를달았다.디킨슨의그렇게많은시들은그녀가죽은후발견됐다.생전에발표된것은딱4편이었다.디킨슨사후에발표된수많은시들이제목을갖고있는것은시의첫구절을따서붙인것이다.이를테면’희망은날개달린것’이란시도’Hopeisthethingwithfeathers…’로시작되는시의첫구절을갖다붙인것이다.

평생소복차림으로붙박이처럼집에만머문채사색과시작에만몰두했던디킨슨은어떤모습이었을까.그녀의모습을전하는사진이있다.17세때인1847년에찍은은판사진(daguerreotype)이그것이다.가녀리고연약한,다소곳한소녀의모습으로그녀의내성적인성향이풍겨지는사진이다.

그런데디킨슨의모습을전하는또다른초상이최근공개됐다.그녀의고향인미국매세추세츠앰허스트대학이공개한사진이그것으로,지난1995년한컬렉터에의해수집돼2007년대학으로반입된것인데,그간진위여부를조사한끝에진본초상으로공개한것이다.

1859년에서60년,그러니까디킨슨이서른무렵에찍은것으로추정되는역시은판타입의이초상은그녀평생의친구로알려진케이트터너와찍은사진으로,여러측면에서지금껏견지돼온디킨슨의이미지와다른분위기를풍기고있다.우선성숙함과건강함이물씬풍겨지는모습이다.그시대30줄의나이면그렇기도하겠지만,지금껏알려진연약하고내성적이며비사교적인모습의디킨슨이아니다.그리고평생집안에만머문것으로전해진그녀가어떻게과감히(?)사진관에서이런사진을,그것도여자친구와함께찍은것인가이다.

그래서이사진이진짜디킨슨의모습인가하는의문도뒤따른다.그러나앰허스트대학의설명에따르면고해상도디지털기술을통한비교조사와안구학측면에서의안면비교등여러가지방법을동원해조사한결과이사진속의모습이디킨슨이라는결론을내렸다고한다.사진이진본의디킨슨이라면여기서지금껏추정돼왔던한가지사실이확인된다.평생홀몸으로살아간디킨슨의동성애에관한것이다.디킨슨의터너와의동성애에관한추론은지난1950년대에거론된적이있었지만,그후덥혀져왔는데,사진속에디킨슨이터너와다정하게앉아있는모습이그것을다시연상케하는것이기때문이다.

미국언론은이번디킨슨의진본초상이두번째라는점을강조하고있다.디킨슨의초상은이번에공개된것을포함해딱두장뿐이라는것이다.그러나디킨슨의인물사진은또있다.검은정장차림으로의자에다소곳하게앉은모습의사진이또한장전해지고있다.이사진은디킨슨의시집표지등에도많이실리고있다.미언론은그러나이사진에대해서는한마디의언급도없다.그러면이사진은누구의초상인가.디킨슨의이번사진공개로이여인이누구인가에대한시비도가려져야할것같다.(김영철편집위원darby4284@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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