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출근길.
전철을기다리는데,
시한편이눈에들어온다.
슬라이딩도어창에붙어있는시.
청춘이빠져나가고나면
찬밥덩어리가되지만
밥솥에서김이빠져나가면
따뜻한밥이된다
시도때도없이밥먹었냐고묻는
노모의끝없는염려가
어디서부터왔고
언제부터시작되었는지
찬밥되고나서야알았다
밥은먹었냐는소리들을때마다
볼에와닿는어머니의환한젖무덤
오장육부에고이는눈물
(눈물밥/이병룡)
이른오늘아침에도지하철통로,찬바닥에는
주린배로하루를시작하는장삼이사들이
이부자리를개기고있다.
찬바닥에는그들의흔적을지우려는찬청소물이뿌려져있고.
그들에게이시는어떤의미가될까.
찬밥덩어리그들에게이시가따뜻한밥한그릇이될수는없지만,
시도때도없이밥먹었냐고묻던
어머니의따뜻한목소리는귀청을맴돌게할것이다.
그러나쌩쌩거리며지나는열차,
그리고무심한시선들속에묻혀버릴것이다.
따뜻한어미의밥한그릇도그렇게그렇게멀어져가는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