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빨

나이를먹어가니몸이성한데가별로없다.

무르팍때문에좀절둑거렸는데,그게좀나아지니이젠또이빨이기다린다.

동네축협에좋은스지가들어왔다길래큰맘먹고2Kg를사서먹은게화근이었다.

네토막을내냉동실에넣어놓고한봉지씩꺼내푹삶아서소주한잔먹는게낙이었는데,

낙(樂)은역시고(苦)를동반하는모양이다.

크게썬한모타리를입에넣어소주한잔과함께우직우직씹는데,

뭔가이물질이느껴져꺼내봤더니이빨조각이다.

꼭작년이맘때,광화문치과병원에서때운이빨이었는데,그게떨어진것이다.

밤에치과에갈수도없고해서땜빵식으로그냥갖다붙여넣었더니쏙끼워진다.

그상태로한며칠지나니그냥붙어버렸구나고생각했다.

25회선배와모처럼상도동주막에서한잔하는데,안주로홍어삼합이나왔다.

좀질겼다.그래도맛이있어우직우직씹는데,아뿔싸또이물질이느껴졌다.

이빨이또떨어진것이다.술맛이한참도는상태였기에그상태의이빨로그냥마시고먹었다.

사무실아래층이치과병원이다.출근하자마자들렀다.그냥접착제로붙이면되는줄알았다.

그러나그게아니었다.쒸운게떨어진게아니라이빨자체가부러졌다는것이다.

그러니붙일수가없다고한다.그러면어떻게?임플란트를하라고한다.

그냥좀붙여만달라고했더니,2-3일지나면또떨어질텐데운운으로중얼거리면서

붙여준다.떨어지면또들리겠다.그때좀종합적으로얘기해보자.그러고병원을나왔다.

그런상태에서오늘로4일째다.뭘먹을때항상신경이쓰였다.잘씹기도그렇고.

엊저녁에일산에서선배분들과한잔하는데,안주로갈치와고등어구이가나왔다.

하도먹음직스러워이빨이어떻고저떻고간에그냥씹어먹었다.

어라,그래도괜찮다.좀질긴톳나물무침을그이빨쪽으로해서씹어도이상이없다.

많이먹고마셨다.취하면서이빨걱정도남일마냥사라져갔고.

오늘아침,눈을뜨면서아,내이빨하면서혀로그부분을살폈더니얌전히잘붙어있다.

아침,점심까지맛나게먹은지금까지도잘붙어있다.이대로계속갔으면한다.

이런생각이든다.이젠걱정을하지맗자.이왕떨어진다는진단이나왔으니

떨어질때,그때알아서대처하면될일아닌가.

떨어질때까지라도맛있게먹고마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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