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年 액땜
언제부터인가새해를맞는정초연휴가시간만축내는무료한날로돼가고있다.

매년맞고넘기는정초는해가갈수록나이먹는다는것외에,

별다른소회도없고딱히하는꺼리도없다.

그저구랍31일,송년과망년을핑계로어쩌다한잔하면,

그뒷감당하느라끙끙대며하루종일을술에쪄들어있지않으면그나마다행일것이고.

올정초도마찬가지다.그에빼고보탤것도없다.

역시31일저녁에동부이촌동에서술을마셨다.거나하게취했다.

어떻게술집을나와헤어졌는지는기억이아득하다.

그러나친구가차로데려다준것은기억한다.

친구차를타고온것을제하고여느때술마시고늦게들어온것과진배없다.

술만마시느라끼니를못챙겼을터이니시장기를느꼈을것이다.

뭔가를먹는둥마는둥하다잠자리에들었을것이다.

그리고비몽사몽간에맞은새해새아침도그저그렇게흘러가야했을것이다.

그러나그렇지않았다.뭔가비뚤하고켕기는사단이슬금거리고있었다.

스마트폰액세서리가운데무슨펜이있다.나름그걸유용하고재미있게갖고논다.

무슨스크린샷이나그림,그리고사진에글집어넣을때기분에딱맞게사용된다.

그게없어졌다.전화기아래부분에착탈식으로넣어져있는데사라진것이다.

간밤에어디에선가흘렸을것이다.어디서?

뒤져보니그것만별도로판다고나와있으니,까짓것하나새로사면된다.

그런데켕긴다.그게도대체어디로갔을까,

그리고왜잃어버렸는가에대한흐리멍텅한의문과자책감이다.

그런데그게더이상했다.별거아닌데나는왜정초부터그것에그리집착하는지.

이빨상태가안좋다.

윗니하나는땜빵격으로붙여놓은상태라뭘먹고마실때신경이많이쓰인다.

느즈막한오후,늦은밥상을차렸다.아들이사온라면을먹는다.

명태코다리조려놓은반찬.그걸한점입에넣고씹는데,아뿔싸뭘잘못씹었다.

왼쪽아랫니한부분이심하게아프다.입속을혀로헤졌는데뭔가이물질이있다.

이가깨진것이다.몹시아프다.밥이고라면이고먹을수가없다.

배고프고이아픈그상태로전전긍긍.저녁에들어온아내의측은해하는표정.

신년원단을그렇게보냈다.근년에없던수난(?)의정월초하루다.

마음을정리해본다.아니정리를끝냈다.

결론은이렇다.’액땜’으로여기고받아들이자.

앞으로얼마나더맞을정초인지는모르겠으나.

이런일들은다반사로있을것이다.그보다더한일도있을것이고.

그에앞서던져주는전조로알고좋은마음으로받아들이자.

이순(耳順)의나이다.순명(順命)으로접어가는나이이기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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