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는역시잘오른다.산티아고콤포스텔라순례길1천킬로미터를주파한선배다.
산은눈길의연속이다.마산이오랜만에눈폭탄을맞은탓이다.
조금을오르니미끄럽다.무릎때문에오랜만에오르는산이다.금새헉헉댄다.
선배는묵묵이앞서오른다.쉬어가잔말도없다.한참을올라능선도달하기전어느봉우리에서
사진을빌미로좀쉬었다.저멀리마산앞바다가일출속에아련거린다.
무학산에서바다를보니비로소아,내가마산에와있구나하는생각이든다.
무학산은그래도높이가7백미터를넘는산이다.우리어릴적에는학교뒤로보이는
지금의학봉(鶴峰)이정상인줄알고있었다.그러나그곳이정상은아니다.정상은’서마지기’이다.
‘서마지기’가어딘가.어릴적에는그곳이학봉을지나한참을가야나오는,
아주먼곳으로만알고있었다.그러나막상산에붙어오르니그리먼곳은아니었다.
능선길을한참오르니,어느지점에선가앞으로둥그스런봉우리가눈에들어온다.
봉우리에태극기가펄럭인다.태극기가있는봉우리가정상이었고,그곳이바로’서마지기’였다.
정상아래로계단길이이어지고있다.계단마다에는일력이적혀있다.
이름하여’건강365일계단’이라는것.1월이지나면2월로이어지는,
그렇게해서합이365계단이다.
정상엔사람들이드문드문했다.산행시간으로봐서는
두시간반정도걸렸다.앞서도달한선배는먼저내려와정상아래대피소에있었다.
태극기깃대옆으로정상임을알리는표지석이있었다.지리산천왕봉은아닐지라도그래도
무학산정상의표지석이다.흔적은남겨야지하는심산이평소하지않은일을하게한다.
바로스마트폰셀프촬영이다.처음해보는치기어린짓거리지만그래도고향의무학산아닌가.
카톡으로그것을마누라에게보냈더니바로답장이온다."등산하러마산갔구나."
내려가는길.선배는내무릎상태를고려해시간은좀더걸리지만평탄한길을택했다.
마산여중쪽으로내려가는길이란다.역시미끄러운눈길이다.
선배는근자에영세를받았다.결혼과함께약속한것을수십년이지나’결행’한것이다.
내려오면서주고받은얘기는그래서종교와여행등그와관련된것이다.
영세를계기로어떤신부님을알게됐는데,그분이예전선배회사에근무하던지금은고인이된직원의
친동생이었다는것.사람간의인연은그런형태로도우리들을결속시키는힘이되기도한다.
이런저런얘기로내려오는길은힘이들지않았다.
다시목욕탕.뜨끈한물에몸을풀었다.바지런한선배는그러면서도목욕탕일을게을리하지않는다.
선배와목욕,그리고많은얘기가함께한무학산산행이었다.
선배는다음산행을예기하신다.
다음엔그리일찍올필요는없다.서울서새벽한시버스를타라.
마산도착하면다섯시정도될것이다.목욕으로몸을풀고요기를하고천천히오르자.
다음엔그렇게해다시또오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