臥病記

병은자랑해라했다.그래서적어본다.

앞으로또어떻게될지는모르겠지만.

깨어나니병원이었다.마누라얼굴이보였고,큰아이도보였다.

마누라는내머리를받쳐들고있는상태였는데,그게걸리적거려놓아라고했더니,

마누라왈,"참아요.놓으면죽는다는데…"한다.이무슨일인가.

나중에알고보니뇌수와척수를뺀상태에서는그렇게있어야된다는것이다.

어디에건통증은없었다.멀쩡했다.이런데내가왜누워있어야하는가.

마누라가묻는다.치과간일생각나는가.내가왜치과를갔을까.기억에없다.

또묻는다.우리집주소는?마산시추산동.올해가몇년인가?1960년.

나는과거에머물고있었다.마누라가또운다.회사여직원얼굴이보였다.

김팀장,내가왜여기누워있지?그녀는말이없다.그냥쳐다보며쓸쓸히웃고있었다.

그런상태로몇시간이흘러갔는지모르겠다.병원사람들이여러곳을옮겨다니며뭔가를하는데,

무슨짓인지알수가없다.아들이무슨타깃판같은곳에그려진동그라미속에턱을갔다대라고도했는데,

그게무엇을하기위한것인지도모르겠다.

그사이정신이서서이돌아오고있었다.치과?맞다.치과로갔다.

그리고어느순간인가쓰러졌다.내가왜이럴까하는당시의느낌이오싹하게다가왔다.

다른병원응급실로옮겨진게자정무렵이었다고한다.

거기서또검사를하고곧바로중환자실로갔다.그때부터나는사실멀쩡했다.

멀쩡한(?)상태에서중환자실에있는것은사람할짓이아니다.

주변의분위기가우선그렇고,모든활동이제한돼있다는것도그렇다.

소변에아무런문제가없는데,요도에관을끼워채뇨를하는것은도저히견딜수없었다.

그건사정사정해서중환자실입원10시간만에뺐다.

이틀밤을그곳에서지낸후주치의에게통사정을했다.제발일반병실로옮겨달라고.

나의병명은’패혈증쇼크(septicshock)’였다.그병은원칙적으로중환자실에있어야하는것이라고했다.

나중에들은얘기로,나는멀쩡했다는하는데,그때내혈압이70,간치수가5000이었다고한다.

그런데도나는막무가내로사정했다.도저히못견디겠다.병을더키울것같으니일반병실로옮겨달라.

목요일자정무렵들어갔다,토요일오후에일반병실로옮겼다.살것같았다.

그리고그다음주금요일,그러니까3월29일오전에퇴원했다.

입원과정에서특별한일은없었다.흡사’나이롱병환자’같았다.왜?아픈곳이없었으니까.

매일,매시간항생제와간기능보호제를주사받았다.그외,여러가지검사,예컨대

복부초음파,가슴엑스레이,안질검사등을받았다.그리고마지막으로

치과엘가서말썽의소지가됐던이빨을뽑았다.그때가좀아슬했다.

염증이아직많이남아있었던관계로마취과정에서다시실신할수있다는것.

그러나좀어질한것을빼고는큰문제는없었다.

입원과정에금식을한이틀하고나머지는죽을먹었다.그러나사이사이고구마같은간식도먹었다.

좀특이했던점은퇴원이틀전인가,인턴하는여학생이인터뷰를하러온것이다.

딴에는내가좀특이한환자로보였던것같은데,아마도회복속도때문이아닌가싶다.

패혈증쇼크가왜왔던가.

가만생각해보니병을키운측면이없잖아있다.

몇년전해넣은이빨이화근이었다.그게언젠가뭘씹다가삐걱거린것이다.

그상태에서뺄수도없고해서그냥방치했다.그러나언제나뭘씹으면그쪽이걸렸고,

가끔염증을일으키곤했다.

3월18일,점심을비빔밥으로먹었다.멸치볶음이나왔는데,맛있었다.

그걸그냥비빔밥에부어먹었다.그러다아차했다.멸치한마리가그이빨을건드린것이다.

그때부터통증이오기시작했다.그날저녁,예술의전당음악회엘갔다.

공연이끝났는데,그냥갈수가없다.장박사가수곤이를부르고해서,

교대부근순대집에서소주를마셨다.그리고약간취한상태에서헤어졌다.

다음날,일어나니염증이심해졌다.통증과함께부기도있었다.

목요일까지마감해야하는기사들이있었다.병원은그후에가기로하고진통제로버텼다.

목요일아침,엄청부어올랐다.오전에기사마감하고오후에병원에가자.

아침7시에출근을해서,긴기사를썼다.마무리하니정오를좀넘겼다.

치과는아래층인3층에있다.1시무렵갔더니점심시간이란다.일단등록부터했다.

오후2시반,다시치과로갔다.의사가왔다.대충설명을했다.

그의사와는구면이고내이빨상태를안다.그러니별말이없다.마취주사를놓는다.

그리고는진료의자에앉아기다리는데,그때부터이상했다.오한이시작된것이다.

몸이사시나무떨듯이부들거리는데좀체진정할수가없다.

오한과함께뭔가답답하고막막한느낌같은것도몰려왔다.이대로치료를받을수있을까.

기다리기도오래기다린것같아,그냥갈까보다싶어일어나간호원을불렀다.

그리고는까마득해져간게아닌가싶다.의사가왔고,입몸에메쓰를댔을것이다.

정확히언제쯤내가의식을잃고쓰러졌는지는모르겠다.

병원말로는치료를받고나가다복도에쓰러졌다는것이고,그때119를부르고

회사직원들도불렀다는것이다.그러나이상한건,병원응급실에실려갔을때,

내입속엔피와고름을가득머금고있었다는것과,그후염증부위에입몸절개부분이

그대로너덜거리고있었다는것이다.내생각으로는치료과정에실신한게아닌가하는데,

병원측주장과는아무래도차이가있다.내일출근하면병원엘들러보다구체적인

그때의정황을알아볼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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