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과 대구의 ‘청라언덕’
한창무르익은4월의봄이다.봄날이면흥얼거려지는봄노래가저마다있을것이다.가장많이듣고불리어지고있는봄노래중에’동무생각’이있다.중학교시절배울적에는’동무생각’의한자어인’사우(思友)’가제목이었는데,언제부터인가’동무생각’으로됐고,이제는이게더익숙해졌다.

"봄의교향악이울려퍼지는/청라언덕위에백합필적에…"로시작되는가곡풍의이노래엔사연이꽤있다.4절로이뤄진노래가사를찬찬히음미해보면그것을알수가있다.노래의사연과관련해제일많이알려진것으로는작곡가인박태준의학생시절사랑얘기다.대구계성학교시절,같은개신교계열의신명학교에재학중인한여학생을좋아했지만,내성적인성격탓에말한마디못한채졸업후일본으로유학을떠나버린그녀를못잊어하며만든노래라는것이다.

사연이이러니이노래는사랑얘기도있지만,노래의’고향’이대구라는등식으로된다.대구와대구시민이이노래를자기고장의노래로여겨기념하고기리는것은당연하다.특히이노래에나오는’청라언덕’과관련해,박태준이다녔던계성학교인근,푸른담쟁이로뒤덮인옛선교사자택과東山일대의언덕을’청라언덕’으로명명해노래비까지세웠다.’청라’가푸를靑,담쟁이덩쿨蘿라는근거도대고있다.또박태준의삶과음악,그리고사랑을스토리텔링化해창작오페라까지만들어공연하기도했다.

사연이이러니그저그런줄로만알았다.그러나그게아니라는주장이뒤늦게나왔다.노랫말속의’청라언덕’이대구에있는게아니고마산에있다는것이다.이노래의作詩는노산이은상이다.이은상은마산사람이다.이은상이살던마산의고향마을뒷산이노비산이다.봄이면쑥이지천으로그산을덮는다.파란쑥이피어있는그산과언덕을이은상은’청라언덕’이라했고,그언덕을그리워하며노랫말에붙였다는것이다.여기에도근거가있다.푸를靑은같지만,담쟁이넝쿨蘿가아니라쑥蘿라는것이다.문제는’蘿’자인데,네이브옥편을보면그첫뜻은쑥으로나온다.담쟁이덩쿨은일곱번째뜻으로나온다.그러니쑥蘿가설득력이있기는있다.

이노래가대구에관련돼있지않다고주장하는근거는또있다.가사2절에"더운백사장에밀려드-는저녁조수위에…"와"저녁조수와같은내맘에…"부분이다.백사장이니조수니하는단어는바다와관련된것이다.그런데대구에바다가있는가.그러니이노래는마산을생각하고만들어진것이라는것이다.이런문제제기를한마산사람들은근자에공식적인토론회도가졌다고한다.

우리모두가아끼고좋아하는아름다운이봄노래는국민애창곡이된지이미오래다.수많은가곡중에서지금까지우리나라음악교과서에단한번도누락된적이없이계속실린유일한가곡이바로이’동무생각’이다.이런노래에이런논란이무슨의미가있을까싶다.사실을밝히는것도좋다.하지만노래를만든분들이이세상에없는지금,그게쾌도난마처럼가려질수있을까하는생각이다.그곳이대구면어떻고,마산이면어떤가.아니면전국의모든나지막한언덕을’청라언덕’이라고하면어떤가.그곳이어디이든나름대로독자적인스토리텔링으로멋지게가꿔그노래를더욱더살려나가는게더좋을듯싶다.이런관점에선대구사람들이’先手’를쳤다는점에서문화적수준과감각이상대적으로돋보인다.마산일부사람들의문제제기는뒤늦은감도있지만,대구사람들이박태준을기리는것처럼,마산이이은상을그렇게기리고있는지를우선반문해봐야한다.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