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손도손 손잡고 잘 가시기를

중학교동기친구가세상을떴다.짧은투병끝이다.사무실에서빈소가차려진서울대병원가는길이좀복잡타.이러쿵저러쿵여직원에게그런말을하는데,그여직원이덧붙인다.아,이종환씨도그병으로돌아가셨다고하던데.그래요?

빈소에친구몇몇이있었다.그중한친구가하는말.저기위층에이수만등연예인들이많이들어와있던데,누군가연예인이죽은모양이지.조금후,좀늦게온친구가덧붙인다.이종환씨빈소가바로위층이더라.참희한한인연이라는생각이들었다.빈소의친구영정은평소에즐겨불던색소폰을불고있는모습이고,잔잔히울려퍼지는음악도그가연주한색소폰곡이다.술이몇순배씩돌아간다.누군가말했다.잘됐다.이종환씨야유명한연예인아닌가.우리친구도색소폰불었으니까연예인반열에낀다.둘이잘만나저승길외롭지않게오손도손손잡고같이갔으면좋겠다.

예전마포의한건물에사무실이있을때,이종환씨오피스텔이그빌딩에있었다.그래서때때로엘리베이터안에서마주친적이있다.언젠가술이한잔돼야근하러들어가는데,이종환씨가슬리퍼차림으로수퍼마킷에서뭔가를봉지채사서들고는엘리베이터를탄다.한잔마신김에아는체를했더니,씩웃는다.나를아느냐는표정이다.모를리가있느냐고했을것이다.그리고그것을빌미로몇마디쯤주고받았던것같은데기억에없다.친구와이종환씨의명복을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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