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은원래산에가는날이라,약속을잡질않는다.
그러나그렇지않은날도있다.친인척의혼사등이있으면,운신의폭이좁다.
고집을부려보지만,집안체면이어떻고저떻고마누라가해대면할수가없다.
혼사는프란치스코수도원인가하는데인데,덕수궁부근이니길은익다.
마누라와버스를탔다.광화문까지꽤걸린다.
매주토요일707번버스를타면항상내리는곳은,
북한산을가기위한3호선경복궁역이었는데,그곳을지나쳐가니좀이상스럽다.
덕수궁돌담길을따라한참을걸어가는데,마누라가멀다고투덜댄다.
구두가발에맞지않니뭐니하면서.
도착하니혼례미사가한창진행중이다.외사촌조카딸래미결혼식이다.
다른외사촌들도많이와있다.마누라극성()덕에오랜만에만나보는조카들이다.
피로연자리에서부터소주다.안주가좋다.대구동생은도가니수육을많이챙긴다.부페에도가니수육나오는것은처음본다.그것뿐아니라다른음식들도좋다.
피로연이파하고일어서니주기는벌써올라있다.이대로갈수가있나.
대구동생과외사촌형.동생들과어슬렁거리며또덕수궁돌담길을걸었다.
취기라서그런지비로소덕수궁돌담길이아늑하게느껴졌다.
진송남의’덕수궁돌담길’을흥얼거려보기도한다.어느지점에선가발이멈췄다.
멀리서보기에무슨고인돌더미같은것이었는데,다가가니조각작품이다.
사람의형상을수직으로압축시켜놓은일군의형상인데,
묘한입체감이보면볼수록재미있다.
적잖은사람들이그앞에서사진들을찍고있다.한참을그앞에서있었다.
그리고다시걸었다.어디로갈것인가.
광화문이순신장군동상이나올때까지장소를정해야한다.
그러나결국그앞까지와도마땅히갈곳이없다.
결국찾아든곳은’가봉루.’경희대67학번주인장은자리에없다.
항상반갑게맞아주던처자도없다.주인장딸만아는체를한다.
라조기에이과두주.외사촌형은소주를고집했다.
그렇게해서시작된술은마누라를찾아나서면서끝이났다.
마누라는산본외사촌여동생집에있었다.그곳까지또다함께갔는데,
그때부터나는기억이없다.아침에눈을뜨니여동생집이다.
대구동생도함께였다.아침을먹고,대구동생은근처기차역으로,
나와마누라는광역버스를타기위해정류장으로뿔뿔이헤어졌다.
정류장에버스를기다리며앉았는데,흐릿한날속에가랑비가오락가락한다.
마누라가무슨말을하는데,잘못알아듣겠다.그적까지도작취미성이었다.
덕수궁돌담길에서본그조각작품이머리속에서맴돌고있었다.
그일군속에내가들어있는것같기도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