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화유수’와 조영출
나이지긋한어르신들가운데‘낙화유수’노래를모르는사람은별로없을것이다.“이강산낙화유수흐르는물에…”로시작되는이노래는南인수의절창으로70년가까이우리들곁에서불리어지고있다.그런데이노래를흥얼거리며따라부르는사람은많아도가사가제각각인경우가많다.노래방엘가도가사가헷갈린다.

이노래의글을쓴사람은조영출(趙靈出)이다.우리에게는월북작가조명암(趙鳴巖)으로더잘알려진,1930,40년대일세를풍미한걸출한작가이다.월북작가란이유때문에수없이많이쓴그의노래글가요는오래동안금지곡이었다가1990년대초에해금됐다.그가운데‘아주까리등불’‘울며헤진부산항’‘진주라천리길’등주옥같은노래들이많다.

조영출의모든글을수록한전집이최근출간됐다.그는대중가요글만쓴게아니다.21세때인1934년동아일보신춘현상문예에‘東方의太陽을쏘라’는詩로당선된시인이다.이현상문예에그는또유행가부분에‘서울의노래’로동시입상한탁월한글쟁이였다.보성고보와일본와세다대학을졸업한그는이밖에도희곡도즐겨쓰면서문예잡지활동에도참가하는등왕성한작품활동을벌인작가다.이번에발간된그의전집에는그의시와산문,희곡,그리고대중가요가사를총망라하고있다.

‘조영출전집’의출간배경도눈물겹다.북한에서사망한조영출의이책은남한에서살고있는그의사위가맡았다.조영출이1948년월북하고이어그의부인마저1950년따라간후1남한에홀로남겨진다섯살배기딸조혜령여사의남편인주경환씨다.그는북에있는장인을무척그리워했다고서문에쓰고있다.그는장인조영출이1990년12월방북한남측예술단을환영하는평양옥류관만찬장에서그의동아일보신춘현상문예당선시인‘동방의태양’을낭독했다는소식을접한다.생존소식을처음접한것이다.그리고이어들은게1993년조영출이지병으로평양에서사망했다는소식이다.

사위는장인에대한안타까움과그리움을이번에발간한책으로대신하고있다.1997년운영하던공장을정리하고이일에뛰어든지16년만에만든책이다.마침올해가조영출출생100주년이되는해라그의미가더각별하다.전집의내용은방대하다.조영출이16세때발표한시‘가을’을비롯해‘산으로간나의아들아’등북한에서쓴시와수필,가요글들을모두망라하고있다.

대중가요글의경우전국의모든자료를다뒤져모두640편의글을밝혀냈으며,이가운데364편의노래글을게재하고있다.조영출은필명을여럿썼다.대표적인게조명암이고이밖에도금운탄,이가실,김다인,그리고북한에서쓴조령출필명등이다.책은그가쓴대중가요글을필명별로구분해게재하고있다.

이책을통해그간여러갈래로개사돼불리던‘낙화유수’의원본노래글을정확히알게됐다.모르고불렀던1절2,3,4소절“새파란젊은꿈을엮은맹서야/세월은흘러가고청춘도가고/한많은인생살이꿈같이갔네”는“새파란잔디얽어지은맹서야/세월에꿈을실어마음을실어/꽃다운인생살이고개를넘자”이고,2절3,4소절“봄버들하늘하늘춤을추노니/꽃다운이강산에봄맞이가세”는“홍도화물에어린봄나무에서/행복의물새우는포구로가자”라는것을.

3절은개사돼부르던3절된노래말2,3,4소절은“오며는가는것이풍속이더냐/영춘화야들야들곱게피건만/시들은내청춘은언제또피나”로,노래의전반적이내용이그렇듯봄을상실감의의미로느끼는내용이다.그러나원본은이렇게부르고있다.“보내고가는것이풍속이더냐/영춘화야들야들피는들창에이강산봄소식을편지로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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