訃告 속의 추억
나이도나이인만큼신문의부고란을즐겨(?)봅니다.
혹여아는사람이있을까해서보지만,
웬지세상을뜬사람들의면면을보면마음이편한느낌이들어서이기도합니다.

동병상련이라면견강부회일까요.
어제는옛추억을떠올리게하는분이별세하셨습니다.

이교웅씨라고,옛명륜동하숙집근처에계시던분이지요.

성대입구맞은편,그러니까명륜시장으로들어가는오른편골목초입에

그분의병원이있었습니다.‘이교웅산부인과’라고.

그집뒤가우리하숙집이었습니다.그분은아시는분은아시겠지만,

일승이희승선생의아들되시지요.

그무렵이1971년인데,가끔그산부인과앞을지나치다가마주쳐뵌적이있습니다.

그러나40년도더된세월이니그모습은기억에별로없습니다.

다만담하나사이로보여지는가정집을겸한그병원의조요한풍경과

가끔씩들려오는도란도란한담소가생각납니다.

우리하숙집은주인이황인향이라는분으로,무속인이었습니다.

키가크고기골이장대한미인이셨는데,지금생각해보면

그집에서2년여를보낸시간이좀기이하게느껴지기도합니다.

제를자주지내는바람에먹고마실것은항상풍성했습니다.

가끔씩미군GI들이점을보러오면서툰영어로번역을해주면

그에따른’보상’도짭짤했었지요.

어느날그분이저더러언젠가산에들어가절을짓겠다면서

절이름을지어달라고해서치기도건넨이름이’명향사’입니다.

명륜동의明,그리고그분의이름에서딴香.

그절이름을받고좋아하던모습이선합니다.

그분도세상뜨신지오래됐습니다.

이야기가길어졌습니다.

이교웅씨부고란을대하고보니그에겹쳐

옛하숙집생각이나서그렇게됐습니다.

모쪼록두분모두의명복을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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