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 卽發佛心

팔공산갓바위부처앞에섰다.철들고는처음본다.

아주어릴적외할머니의손을잡고팔공산에오른기억이있는데,

외할머니의불심으로미루어분명갓바위부처께불공을드렸을터이니,

그때아마함께했고보았을것이다.

팔공산갓바위부처의얼굴이참묘하다싶다.

수없이봐온부처상의얼굴과는형상및느낌이좀달랐기때문이다.

한없이인자한얼굴의기존에봐왔던부처상의얼굴이다.

그런데팔공산갓바위부처얼굴은그들과사뭇다르다.

인자하면서도뭔가고뇌에찬듯,그리고뭔가를골똘히생각하는표정이다.

한없는자비심을베품에있어서도도뭔가를못마땅해하는마음이서려있는것

같기도하다.자비심에도옥석을가리고자하는것일까.

어쨌든이제껏봐온불상중가장인상깊은것으로각인될것같다.

같이오른한친구가절을하고있었다.

그친구는자기집사람과함께불심이깊은것으로알려져있다.

그마음으로갓바위부처를대했으니오죽할것인가.

내가보는것을의식하지못하도록먼발치에서지켜봤다.

연신절을올린다.절이아니고기도일것이다.백팔배의기도.

아주정성껏올리기에지켜보기가좀민망찮다.

나는그저갓바위입구,한가지소원은들어준다는글귀에마음이쏠려한두어번기도를올렸다.

백팔배를끝낸그친구의얼굴이맑아보인다.

함께하산하는산길.긴계단을내려와아스팔트길을한참을내려왔다.

그어디쯤친구가문득걸음을멈춘다.그러면서하는말.

니먼저내려가라.내좀갔다올게.

그러고는왔던길을올라간다.

갓바위하산길가에어떤할머니가푸성귀를내다놓고팔고있었다.

취나물등팔공산에서나는산나물들이다.

친구는그할머니나물을사러오던길을거슬러다시올라간것이다.

그래야겠다는생각이문득그친구의뇌리를때렸던것일까.

즉발심(卽發心),아니卽發佛心이따로없다.

그것아니고는그친구의그런돌발행동을이해할수없다.

갓바위부처께올린백발배때문일것이라나는믿고있다.

대단한기도빨아닌가.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