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로부터의 자유

수색며칠채쯤인가침몰된세월호선체수색과정에서남녀고교생주검2구가발견됐다.그시신의형상이우리의가슴을저미게한다.그학생들은구명조끼에달려있는끈으로서로를묶은채떠다니고있었다고한다.그어린학생들은왜그렇게서로를묶고있었을까.배가침몰되고선실에물이차면서그들은죽음의공포앞에직면했을것이다.그순간얼마나무섭고힘들고괴로웠을까.그래서그들은그순간이나마함께공포에맞서려고,살려고서로의몸을끈으로묶었을것이다.해군해난구조대(SSU)한구조원의증언도학생들이당했을그순간의공포를대변한다.“물속어린시신은손이떠있어요.저좀구해데려가라고손짓하는거예요.”

이번진도앞바다세월호대참사는우리나라국민이국가의안전시스템으로부터얼마나외면당하고있는가를철저하게보여주는비극적인사례로기록될것이다.국민이국가의보호와배려로부터외면당한다는것은무엇을의미하는가.그것은공포와죽음이고,그에직결되는과정이라는것이이번사건으로드러났다.이런나라라면나라가아니고국민도국민일수가없다.국민들로써국가가존재하는것이지국가가있기때문에국민이있는것은아니지않은가.

대한민국의안전시스템이엉망이라는게이번사건으로여실히드러났다.무엇을어디서부터어떻게손을쓸수가없을정도로모든게망가졌고모든게참담한부정과부실로엉켜진복마전이었다.사람들도그렇고장비와시설들도그렇고시스템도그랬다.이런상황에서하늘은안무너지고땅은꺼지지않는다는당연한상식이통할리없다.대한민국의4월은분명하늘이무너지고땅이꺼지는상황이도래할정도로모든분야가썩고문드러진지경에이르고만것이다.

프랭클린루즈벨트미32대대통령은미국의제2차세계대전본격참전이요구될시점인1941년1월6일의회에서연두교서를발표한다.여기서미국민들에게‘4개의자유(FourFreedoms)’를강조하고그자유를고수할것을다짐한다.말하자면미국이전쟁에참가하는나라로서갖고지켜야할4개의가치를말한것이다.‘언론과표현의자유’‘신앙의자유’‘결핍으로부터의자유’,‘공포로부터의자유(freedomfromfear)’가그것이다.앞의3개의자유도물론중요한것이지만,4번째’공포로부터의자유‘는국민의안전과생명을외부의위협이나재난으로부터보호하기위한국가의대전제라는점에서미국의오늘을있게한큰요인으로평가받는대목이다.미국은루즈벨트대통령의이‘4개의자유’를지켜내기위해2차대전에참전했고결국승리로이끈다.

세월호침몰14일째가되는날,박근혜대통령은이번사고에대해공식사과했다.“과거로부터켜켜이쌓여온잘못된적폐를바로잡지못하고이런일이일어난것에대해너무도한스럽다”고했다.이에앞서국무총리도사의를표했다.실종자수색이계속되고있는중이지만,수습국면으로가기위한수순으로보여진다.대통령의고충은안다.그러나여전히뭔가아쉽다.진정성이느껴지지않는다.국민들의고통을덜어주고앞으로의여러재난의공포로부터벗어날수있게하는진정성담긴강력한의지가보이지않는다.대책으로제시한것이재난과안전을관장하는컨트롤타워격의전담부처설치로,그부처는이름하여‘국가안전처’다.이번세월호사고에서국민들의분노를산게관료들의행태였다는것을박대통령이모를리가없다.전담부처라는게결국은철가방관료들로채워질신설부처라면,그것은더이상대책일수가없다.박대통령이절치부심의의지로대책마련에나설것을국민들은바랐다.그것은무엇인가.현장경험많은실무전문가를망라해대통령이직접관장하는것이다.대통령도나름최선을다하고있을것이다.국민이재난의공포로부터떨고있는이시점에서대통령이해야할일은반드시자신이올바르다고생각하는일을하는게아니다.무엇이옳은지를아는것이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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